매수세 몰리지만 수익률 '부진'
단기 투자 상품으로 적합하지만
운용보수 높은 것도 불리한 요인
주가지수 하루 수익률의 두 배를 따라가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면서 단기에 높은 수익을 내려는 투자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다만 지금과 같은 변동성 장세에선 레버리지 ETF 수익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TF 정보플랫폼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최근 한 달 간 ‘KODEX 레버리지’에 총 6421원이 순유입됐다. 코스피200지수 하루 상승폭의 두 배만큼 움직이는 ETF다. 이 기간 ETF 순매수 1위를 기록했다. 코스닥150지수를 기반으로 한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는 순매수 8위(2064억원)에 올랐다. 코스피200지수가 하루 3~5% 급락하는 변동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시장 반등을 예상한 투자금이 쏠렸다.
하지만 변동성장세 탓에 레버리지 ETF 성과는 예상보다 부진했다. 이 기간 KODEX 레버리지 수익률은 -3.30%였다. 코스피200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KODEX 200’ 수익률(-0.89%)과 비교해 낙폭이 컸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은 KODEX200이 2.25%, KODEX 레버리지가 1.69%였다. 두 배 높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레버리지형 수익률이 오히려 부진했다는 얘기다.
변동성이 클수록 수익률을 갉아먹는 레버리지 ETF의 특성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레버리지 ETF는 주가가 기준점 대비 위아래로 많이 출렁일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예컨대 기초지수와 ETF 가격이 모두 100일 때 기초지수가 첫날 10% 오른 뒤 다음 날 10% 떨어지면 일반 ETF의 누적 수익률은 -1%다. 가격이 ‘100→110→99’ 식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레버리지 ETF의 누적 수익률은 -4%로 확 낮아진다. 지수가 첫날 20% 올랐다가 다음 날 20% 떨어지면 가격이 ‘100→120→96’으로 움직이는 방식이어서다. 이른바 ‘음의 복리효과’다.
투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레버리지형 수익률이 기초자산보다 못한 성과를 내는 사례가 많은 배경이다. 지난 10년간 KODEX 200 ETF는 연평균 4.60%의 수익을 냈지만 KODEX 레버리지 수익률은 2.56%에 그쳤다.
한 자산운용사 ETF 담당 임원은 “레버리지 ETF는 시장 방향성에 강한 확신이 있을 때 단기 투자로 적합한 상품”이라며 “운용보수가 일반 ETF보다 서너 배 높다는 점도 투자에 불리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