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인하 없다'는 파월, FOMC 난입한 트럼프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이번 주말 미·중 무역협상이 시작됩니다. 투자자들은 그리 흥분하지 않았습니다. 금세 결실을 내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강한 탓입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목표는 "합의가 아니라 긴장 완화"라며 기대 수준을 낮췄습니다. 월가는 미국이 145%나 되는 대중 관세를 50~60%로 낮추리라고 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부인했습니다. 미 중앙은행(Fed)의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나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도 실망스러웠습니다. 투자자들은 6월 금리 인하 확률을 대폭 낮춰야 했습니다. 게다가 구글이 애플 아이폰 검색엔진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관측에 알파벳 주가가 폭락했습니다. 그래도 장 막판 'AI 칩 수출 규제가 폐기될 것'이란 기사에 반도체 주가 급등하면서 뉴욕 증시는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1. 미중 협상 "딜 아닌 긴장 완화부터"


7일 아침 시장을 지배한 뉴스는 미국과 중국이 이번 주말 무역협상을 시작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어제 장 마감 뒤 미 재무부는 베선트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토, 일요일 스위스에서 중국 관리들과 회동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 외교부도 허리펑 부총리가 제네바로 간다고 발표했고요. 이 회담은 한 달 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상품에 145%의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은 125%의 관세로 보복한 이후 처음 열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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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비즈니스협회의 숀 스타인 회장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베선트 장관과 그리어 대표를 유럽까지 비행기에 태워 논의하게 한 다음, 사실상 아무런 결과도 내지 못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양측이 협상하는 동안 (다른 나라들처럼) 관세가 90일간 유예될 수 있다는 게 합리적인 예상"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관세 인하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려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의 회담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이 회담이 이루어지기까지는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수 있습니다. 베선트 장관도 최근 중국과 완전한 무역 재균형을 이루는 데 2~3년이 소요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에버코어ISI는 "회동이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관세를 철회할 구실을 마련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습니다. 중국 관세는 4월 2일 발표 당시의 54% 관세율(펜타닐 20% + 상호관세 34%)에 더 가까워질 것으로 보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처럼 일부 수요가 많은 소비재에 대해 중국 관세를 완전히 면제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에서 몇 주 안에 재고가 부족해지고 팬데믹 때와 비슷한 품귀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어서죠.

에버코어는 "협상은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것이 분명하며, 예상대로 관세 인하가 이어진다면 더 긍정적일 것"이라면서도 "관세는 여전히 역사적으로 높게 유지될 것이며, 앞으로 몇 달 동안의 어려운 협상이 남아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관세가 54% 수준으로 낮아져도 여전히 매우 심각한 무역 교란 요인이며, 일부 품목에 대해선 기존 301조 관세에 가산되어 굉장히 높을 것이라는 겁니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중국과 현재 전혀 무역을 하지 않고 있는데, 그들의 경제는 크게 고통받고 있지만 우리는 돈(무역적자)을 더 잃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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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그룹은 미·중 양국이 모두 손해를 보는 상황에 부닥쳐 있으며, 이는 양국이 모두 무역 전쟁을 완화해야 할 이유를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향후 협상 경로는 "쉽고 어려운 부분들이 뒤섞인 매우 좁은 길일 수 있다"라고 지적합니다. 더 광범위한 합의로 가는 길을 마련하기 위해 중국에 대한 일부 관세는 향후 6개월 내 철폐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습니다.
-펜타닐 관세(20%)=비교적 쉽게 해소될 수 있다. 베이징이 트럼프 대통령의 우려에 대해 기꺼이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가 있었다.
-보복관세(91%)=향후 6개월 안에 철회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양국 간 호의적 관계를 만들 것이다.
-상호 관세(34%)=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이 관세율을 낮추거나 상당한 면제를 허용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조업 르네상스 열망과 상충한다. 중국은 산업정책 등 비관세 장벽에 대한 미국의 요구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상호관세 관련 진전은 미국과 다른 국가들과의 협상 여부에 달려 있을 수도 있다.
시티는 "20~25%의 관세가 지속 가능한 미·중 무역 관계의 토대가 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새 균형점을 향한 협상은 내년 말 중간선거 때까지 이어질 수 있다"라고 관측했습니다.

▶찰스슈왑은 트럼프 1기 때 미·중 무역 전쟁을 되돌아보는 게 시사점이 있을 수 있다고 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한 지 1년 반이 지난 2018년 7월 6일 중국에 대한 첫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340억 달러 규모의 상품에 25%를 때리면서 본격화했는데요. 이후 5개월간 무역 전쟁은 격화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2018년 12월 1일 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90일 휴전에 합의했고요. 하지만 90일이 지난 뒤 다시 양국은 다시 관세를 높이면서 확전에 들어갔습니다. 결국, 양국은 2019년 12월 13일 '1단계 무역 합의(Phase One Deal)'에 도달했습니다. 이 합의는 2020년 1월 15일 서명을 거쳐 2020년 2월 14일 발효됐습니다. 이 전체 과정은 1년 반 이상 걸렸고, 협상만 12개월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2. 베선트 "대화 시작일뿐"


실제 베선트 장관은 어제부터 여러 차례 투자자 기대를 낮췄습니다.

① 어제 재무부 보도자료의 제목은 '베선트 장관이 스위스를 방문한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중국과의 회동 내용은 보도자료 마지막에 짧게 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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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베센트 장관은 어젯밤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번 회담은 무역 합의 도출보다는 "긴장 완화"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③ 베센트 장관은 오늘 중국과의 협상이 '진전된 것이냐(advanced)'는 질문에 "이것은 '진전된' 토론이 아닌 대화의 시작"(THIS IS A BEGINNING FOR TALKS, NOT 'ADVANCED' DISCUSSIONS)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다른 무역 파트나와의 협상 일부는 상당히 진전됐다. 그것은 원칙에 대한 합의가 될 것이며 이후 몇 달 내에 문서화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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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1~0.3%의 소폭 상승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오후 10시 40분께 베선트 장관이 "대화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얘기한 뒤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하락 전환하기도 했습니다.

3. 중국도 장기전 준비?


중국도 장기전을 준비하는 듯한 모습입니다. 인민은행은 7일 지급준비율과 정책금리를 인하해 대규모로 현금을 푸는 등 또 다시 내수 부양에 나섰습니다. 판궁성 인민은행장은 "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해 시장에 장기 유동성 1조위안을 공급할 것"이라며 "정책 이율도 0.1%포인트 낮추겠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가 현행 1.5%에서 1.4%로 낮아질 것이고, 이를 통해 대출우대금리(LPR)가 0.1%포인트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LPR은 중국에서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합니다. 이외에도 여러가지 부양책이 한꺼번에 발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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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은 러시아와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러시아를 찾았습니다. 푸틴 대통령 초청으로 국빈 방문한 것입니다. 시 주석은 8일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이튿날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 기념일(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합니다.

4. 관세 인플레이션 시작?


오후 2시 발표를 앞둔 FOMC에 대한 기대는 낮았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Fed 워치 시장에서는 금리 동결 예상이 97%에 달했습니다. 6월 금리 인하에 대한 신호가 나올 가능성도 작게 평가됐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금리를 섣불리 인하하면 인플레이션 대응 신뢰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5월 FOMC는 금리나 외환(FX) 측면에서 주요 이벤트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습니다.

게다가 아침부터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소식이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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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는 "포드가 지난 2일부터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량 가격을 최대 2000달러 높이겠다고 딜러들에게 공지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머스탱, 마크-E, 매버릭 픽업트럭, 브롱코 스포츠 등이 해당합니다. 포드 측은 가격 인상이 5월 2일 이후 생산된 차량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해당 차량은 6월 말쯤 딜러 매장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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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만하임 중고차 지수는 큰 폭으로 뛰어 2023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습니다. 208.2(1997년 1월=100)를 기록해 한 달 전보다 2.7% 올랐고, 1년 전보다는 4.9%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지수를 집계하는 콕스오토모티브는 "4월 초 관세 발표 이후 가격이 급등했다. 통상 '봄철 반등'은 4월 둘째 주 끝나지만, 올해는 도매가격 상승 추세가 한 달 내내 지속하였고 평소보다 훨씬 강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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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은 관세로 인해 노트북, 스마트폰 가격이 약 3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소비자기술협회(CEA)가 발표한 새로운 모델링에 따르면, 관세 면제 대상이 아닌 비디오 게임 콘솔의 가격은 70% 가까이 급등할 수 있고요. 스마트폰, 노트북은 약 30%의 관세 인상이 예상됩니다. 이는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에 따라 해당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는 가정에 따른 것입니다. WSJ은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단 한 번의 가격 인상에 그칠 것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라고 썼습니다.

5. FOMC 스태그플레이션 예고?


오후 2시 FOMC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기준금리는 예상처럼 만장일치로 4.25~4.5%로 동결했습니다. 성명서 문구에서는 일부 매파적 변화가 감지됐습니다.

▶경제 활동에 대해선 여전히 탄탄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순 수출의 변동이 데이터에 영향을 미쳤지만, 최근 지표는 경제 활동이 견고한 속도로 계속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밝혔습니다. 1분기 GDP 성장률이 -0.3%로 나왔지만 속 내용은 나쁘지 않다는 것이죠. 파월 의장은 이 데이터가 상향 수정되거나 2분기 긍정적 효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라고 적시한 부문입니다. 그러면서 "실업률 상승과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졌다고 판단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문구대로 해석하면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커졌다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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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모르겠다. 기다리겠다'는 파월


이어진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반복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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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는 예상보다 훨씬 컸다”=관세가 크게 인상된다면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실업률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인플레 영향은 단기간 지속할 수 있고, 더 지속할 가능성도 있다.

"경제는 잘 돌아가고 있다"=노동 여건이 전반적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 경제는 회복력이 있다. 기저 인플레이션은 양호하다.

“불확실성이 높아졌다”=직감으로는 경제 진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극도로 높아졌다. 관세의 규모, 범위, 시기, 지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 고용과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더 자세히 알 때까지는 적절한 금리 경로가 무엇인지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 사람들은 인플레이션과 관세로 인한 충격을 걱정하고 있지만, 그 충격은 아직 닥치지 않았다.

▶"Fed는 딜레마에 처할 수 있다"=인플레이션과 실업 중 두 위험 모두 커졌다. 어느 쪽이 더 큰 문제인지 아직 알기엔 너무 이르다. 실업률이 오르고 인플레이션도 오른다면 복잡하고 어려운 판단이 될 것이다.

"서두르지 않겠다"=현재 정책은 온건하거나 적당히 제한적이다. 금리 조정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경제의 견고한 기반을 고려할 때, 기다림의 비용은 상당히 낮다. 사실이 변화하는 시기(무역협상)에는 단정적 판단을 내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다.

“선제적 인하 않는다”=지금 움직일 필요는 없으며 그런 움직임을 뒷받침할 데이터도 없다. 2024년 금리 인하는 선제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 늦었다. 올해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한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예도 있다.

그의 발언은 신중했고, 선제적 인하에 대해 부정적이었습니다. 다음 달인 6월 금리 인하의 기준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뜻합니다. Fed워치 시장에서 6월 금리 인하 베팅은 전날 30.5%에서 오늘 23.3%로 떨어졌습니다. 77% 가까이 동결을 예상한다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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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월가 "6월 인하 물건너"


▶웰스파고는 "향후 몇 달 동안 Fed의 이중 책무(물가 안정, 완전 고용)와 관련하여 약간의 긴장감이 조성될 수 있다. FOMC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는 무역 정책과 그것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일 수 있다. 실제로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그런 입장을 시사했다. 우리는 6월부터 금리를 인하해 연말까지 125bp의 인하할 것으로 예상해왔는데, 이는 현재로서는 다소 공격적인 것으로 보인다. 내일(8일) 새로운 금리 전망을 발표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BMO는 "Fed는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물가 책무 준수에 여전히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경기 침체를 막는데 다소 늦을 수 있다는 위험을 높인다. 시장은 첫 번째 인하가 7월에 이루어질 가능성을 90%로 높였으며, 이는 우리 예측과 일치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에버코어ISI는 "실업률 상승과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졌다는 평가, 경제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종합해 보면 FOMC는 6월에 금리를 인하할 생각이 없다. 관세 정책이 경제 활동, 실업,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의 균형을 더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 3분기까지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ING는 "Fed는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모두 상승 위험이 커지고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또 다른 금리 동결을 시사했다. 이는 경제 데이터 방향을 확신하기 전까지는 금리 인하를 단행할 의향이 거의 없음을 뜻한다. 금리 인하는 더 지연될 수 있지만, 이는 (실제 침체가 가시화하면서) 실제 인하될 경우 더 큰 폭으로 인하될 위험이 있음을 뜻한다"라고 전망했습니다.

▶TD뱅크는 "노동 시장과 소비 지출이 탄탄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동결은 널리 예상된 결정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데이터는 과거의 상황을 반영할 뿐, 앞으로 몇 달 동안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관세와 불확실성의 누적 효과가 물가를 끌어올리고 노동 시장에 부담을 주기 시작하면서 향후 몇 달 동안 경제 모멘텀이 약화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Fed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는 시점은 여름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뉴욕 채권 시장에서 오후 5시께 2년물 수익률은 0.6bp 내린 3.783%를 기록했고요. 10년물은 4.9bp 하락한 4.269%에 거래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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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FOMC+트럼프=요동친 오후

뉴욕 증시는 오후 2시 이후 위아래로 요동쳤습니다. FOMC 이외에 여러 가지 요인이 있었습니다.

오후 2시 성명서 발표된 직후 뉴욕 증시는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예상됐던 내용인데도 말이죠. 문제는 FOMC 성명서가 아니었습니다. 같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한 게 실망을 불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협상을 위해 145%의 관세를 철회하는 것에 열려 있나'라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습니다. 먼저 관세 인하 등 유화 조치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이죠. 그는 미국이 먼저 움직였다는 중국 측 주장에 대해서는 "그들이 우리가 먼저 시작했다고 말했나?"라고 반문한 뒤 "그들이 돌아가서 자기들 파일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반박했습니다. 또 가계에서 자주 쓰는 가정용품 관세 면제에 관해 묻자 "나는 그것을 멋지고 단순하게 만들고 싶고, 너무 많은 면제를 만드는 것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라고 밝힌 뒤 "그러나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파월 기자회견과 함께 (매번 그랬던 것처럼) 반등하던 주요 지수는 선제 금리 인하에 대한 부정적 답변이 나온 뒤 다시 뚝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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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오후 3시 40분께 다시 치솟았는데요. 블룸버그가 "트럼프 행정부가 전임 바이든 행정부의 AI 칩 수출통제 정책을 철회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데 따른 것입니다. 로이터는 상무부 대변인이 바이든 정부 때 AI 수출통제에 대해 "지나치게 복잡하고 관료적"이라면서 대체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바이든 정부는 정권 말인 지난 1월 각국을 동맹 및 파트너 국가, 일반 국가, 우려 국가로 구분해 그에 맞춰 AI 칩 수출을 통제하는 방안을 밝혔습니다. 다음주 중동 순방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등 일부 중동 국가들에 대한 반도체 수출통제를 해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할 수 있다. 곧 발표될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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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S&P500 지수는 0.43%, 나스닥은 0.27% 올랐고 다우는 0.70%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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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로는 부동산, 소재, 커뮤니케이션서비스를 제외한 8개 업종이 상승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서비스는 1.84%나 떨어졌는데요. 알파벳이 7.51%나 급락한 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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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에디 큐 부사장이 미 법무부가 알파벳을 상대로 제기한 반독점 소송 증언에서 "4월 아이폰에 내장된 웹 브라우저 사파리의 검색량이 처음으로 감소했다. 사용자들이 점점 AI를 활용한 검색으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사파리(Safari)를 인공지능(AI) 기반 검색엔진 중심으로 재편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동안 알파벳은 매년 200억 달러를 애플에 지급하면서 사파리의 기본 검색엔진 지위를 유지해왔는데요. 이런 독점적 지위를 상실하면 검색시장에서의 압도적 지위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나일스인베스트먼트의 댄 나일스 설립자는 "AI 회사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검색에서 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다. AI 에이전트가 등장하면 점유율이 더욱 높아질 것이다. 오늘 알파벳 주가 움직임은 때로는 일이 천천히 일어나다가 한꺼번에 터진다는 말에 부합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애플도 1% 이상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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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칩 수출 규제가 폐지될 것이라는 소식에 엔비디아가 3.1% 올랐고 브로드컴과 ASML, 퀄컴도 3% 안팎으로 올랐습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74% 상승했습니다.

디즈니는 예상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주가가 10% 넘게 급등했고요. 우버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시장 기대를 밑돈 여파로 주가가 2% 이상 내렸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