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봐준 것?…"주식 사라"는 트럼프에 단타 치고 빠졌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트럼프 대통령과 영국의 무역 합의가 발표됐습니다. 자동차 관세를 일정 쿼터(10만대)에 한해 10%로 낮춰주고 철강 알루미늄 관세는 면제하는 등 유연성이 발휘됐습니다. 하지만 영국은 미국이 무역흑자를 보는 나라이며, 상호관세가 10%만 부과됐던 곳입니다. 긍정적 진전이지만 '작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게 월가 평가였죠.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협상에 대해 "매우 좋은 주말을 보내리라 생각한다'라며 협상이 잘되면 관세가 인하될 수 있다고 시사했습니다. 특히 수많은 딜에 감세, 규제 완화가 더해질 것이라며 "지금 주식을 사라"(BETTER GO OUT AND BUY STOCKS NOW)라고 했습니다. 이에 뉴욕 증시가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장 막판 매물이 나왔습니다. 일부 투자자가 '단타' 기회로 활용한 것이죠.

1. 첫번째 딜은 영국…흥분은 없었다


어제 장 마감 뒤 뉴욕타임스는 내일 영국과 무역 합의가 발표된다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일 오전 10시 중대 발표가 있다"고 했고, 오늘 새벽에는 "영국과 협정은 양국 관계를 굳건히 할 완전하고 포괄적인 협정이다. 현재 진지한 단계에 있는 다른 많은 협상도 곧 발표될 예정"이라고 밝혀 공식화했습니다.
영국은 봐준 것?…"주식 사라"는 트럼프에 단타 치고 빠졌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8일 아침 9시 30분 주요 지수가 1% 가까이 오르면서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상승 폭은 그리 크지는 않았습니다.

월가에서는 영국이 합의가 가장 쉬운 나라라고 분석해 왔습니다. 미국은 수년간 영국에 대해 무역흑자를 내왔고요. 양국 무역은 주로 서비스 위주였습니다. 그래서 영국은 지난 4월 2일 상호관세도 기준선인 10%만 부과받았죠.
영국은 봐준 것?…"주식 사라"는 트럼프에 단타 치고 빠졌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바이탈날리지는 "투자자들이 첫 무역합의 발표가 인도 일본 한국 등 보다 중요한 무역국이 되기를 기대해왔다. 그래서 영국과의 무역 협정 자체에 그렇게 흥분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바이탈날리지는 "영국은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 관세에서 일부 면제 조치를 받을 수도 있겠지만, 이번 협정은 ‘가장 쉬운 과제’에 가까웠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일본, 한국, 중국 같은 주요 경제 파트너와의 협상은 더 높은 관세와 적자로 인해 훨씬 더 복잡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습니다.

2. 트럼프 "중국과 좋은 주말…주식 사라"


오전 10시가 됐지만, 발표는 자꾸 늦춰졌습니다. 합의 내용이 계속 바뀌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오전 10시 40분께 트럼프 대통령이 등장했습니다.
영국은 봐준 것?…"주식 사라"는 트럼프에 단타 치고 빠졌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영국과의 합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영국산 자동차 10만 대(쿼터)에 대해 자동차 관세 25% 대신 10% 기본관세만 부과
▶영국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면제
▶영국산 제트 엔진, 항공기 부품에 대한 관세 0%
▶그 외 관세는 모두 유지
▶영국은 보잉 항공기 100억 달러 상당의 구매
▶영국은 미국산 에탄올, 농산물, 기계류 관세 인하
▶양국 쇠고기 관세 상호 인하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과 획기적 협상을 타결했다. 이 협정은 만약 다른 나라가 미국을 존경하고 진지한 제안을 테이블로 가져온다면 미국은 비즈니스에 열려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는 유연하다. 더 많은 합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영국과의 합의는 양측이 포괄적 협정을 협상하는 앞으로 12개월간 유효합니다. 영국은 향후 미국이 부과할 품목 관세(특히 의약품) 협상에서 우대 조치를 약속받았습니다.

합의 내용이 발표될 당시 시장은 그리 흥분하지 않았습니다. 영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나라이고, 미국이 무역흑자를 내는 곳입니다. 또 기본관세 10%는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영국은 봐준 것?…"주식 사라"는 트럼프에 단타 치고 빠졌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월가가 주목하는 것은 주말에 열릴 중국과의 협상입니다. TD뱅크는 "영국은 가장 골치 아픈 상대가 아니다. 공급망 혼란이 이미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상황에서 중국과의 협상이 순조롭게 시작되는 게 중요하다"라고 진단했습니다. 기자들이 이에 관해 물었더니 트럼프 대통령은 긍정적으로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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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협의가 잘되면 중국에 대한 관세를 낮출 수 있냐'는 질문에 어제와는 달리 "그럴 수도 있다. 145%보다 더 높아질 수는 없지 않느냐. 그러니 우리는 관세가 낮아질 것을 알고 있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누가 먼저 연락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고도 했습니다. '실질적 협상이 이뤄지겠냐'라는 질문에도 "실질적일 것이다. 중국과 매우 좋은 주말을 보내리라 생각한다"라고 밝혔고요. 이번 협상 이후에 시진핑 중국 주석과 통화할 수 있냐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 스콧(재무부 장관)이 무슨 말을 하느냐에 달려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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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또 파월 의장에 대해 "벽에 대해 말하는 것 같다. 영국(오늘 아침 금리 인하), 중국 등 모두가 내리는 데 파월만 안 내린다. Fed의 금리 인하 없이도 미국은 잘 해내고 있다. 파월이 금리를 내린다면 마치 제트연료를 붓는 것처럼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의회에서 추진되고 있는 감세, 규제 완화에 대해 설명한 뒤 무역 합의들이 더해지면 "지금 가서 주식을 사는 게 낫다. 정말 랠리가 있을 것"(NOW IT’S GONNA REALLY RALLY)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중국 협상에 대한 긍정적 태도는 투자자 기대를 높였습니다. "주식을 사라"는 말이 나온 뒤 뉴욕 증시는 치솟기 시작했습니다. 3대 주요 지수는 모두 장중 한때 1% 이상 상승했습니다. 투자자들이 매수에 뛰어든 건 지난 4월 9일 아침을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날 아침 "지금은 주식을 사기 좋은 때"라고 소셜메시지를 띄운 뒤 몇 시간 만에 상호관세 90일 유예를 발표했었습니다. 이후 증시는 지속해서 상승했지요.

3. 영국이 기본틀 vs 다른 나라는 더 높은 관세


영국과의 협상 내용은 긍정적으로 평가됩니다. 절대 물러설 것 같지 않았던 자동차 관세에서 비록 쿼터(연 10만대)를 주긴 했지만 10% 기본관세 수준으로 물러났습니다. 영국은 최근 연 10만 대 정도를 미국에 수출해왔죠. 철강 알루미늄 관세는 0%로 낮췄습니다. 이에 대해 미 무역대표부(USTR)의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는 CNBC 인터뷰에서 "이것은 바로 우리가 맺어야 할 협상 유형이다. 다른 국가들이 이를 모델로 삼아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에버코어ISI는 "영국과의 이번 합의는 다른 나라에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준다"라고 분석했습니다.
▶10% 기본관세는 계속 유지된다=영국조차 0% 관세를 얻지 못했다면, 다른 어떤 나라도 그것을 기대하긴 어렵다. 트럼프는 10%가 “최저선”이라고 언급했다.
▶품목 관세에 대한 유연성=향후 일본, 한국, 대만과의 합의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이들 국가에는 품목 관세에 대한 명확성이 상호관세보다도 중요하며, 트럼프는 결국 이 부분에서 양보가 예상되어 왔다.
▶미국산 농산물, 항공기, 산업재, LNG 구매 및 시장 접근성 확보는 여전히 핵심=트럼프는 이들 품목의 수출을 계속 추진하며, 관세 및 비관세 장벽에 대한 양보를 요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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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국과의 협상 틀이 훨씬 더 많은 차, 철강 등을 수출하는 일본, 독일, 한국, 캐나다, 멕시코에도 적용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합니다. GM 포드 등으로 구성된 미국자동차정책위원회는 "미국산 부품이 거의 들어가지 않은 영국산 차량(관세 10%)을 수입하는 게 미국산 부품이 절반만 들어간 멕시코, 캐나다산 차량(관세 25%)보다 저렴해질 것이다. 이는 미국 자동차 산업에 타격을이다. 북미 자동차보다 영국 차에 이런 우선권을 준 것이 아시아, 유럽 경쟁국과의 협상에서 선례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에 10% 상호관세를 적용하는 데 대해 "10%는 영국을 위한 것이고, 다른 나라들을 위한 기준틀은 아니다. 다른 나라들은 막대한 무역흑자를 기록했고, 많은 경우 우리를 제대로 대하지 않았다. 10%는 기준 중에서 아마도 가장 낮은 것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도 CNBC 인터뷰에서 "10% 기본관세는 우리와 무역 균형을 이룬 국가들, 즉 가장 좋은 국가를 위한 것이며, 무역흑자를 낸 국가는 더 높은 관세를 받게 될 것이다. 그들에게 최선은 10%이며, 아마도 더 높은 관세율을 적용받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습니다.
영국은 봐준 것?…"주식 사라"는 트럼프에 단타 치고 빠졌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미 외교협회의 브래드 세터 연구원은 "자동차 10만 대에 10% 관세를 적용하기로 한 것은 유럽연합(EU)과 일본, 한국과의 협상을 위한 매우 중요한 선례를 만들었다. 그런데 미국이 다른 나라와의 협상에서 25% 자동차 관세를 고수하거나 10% 관세를 영국처럼 10만 대까지만 제공하겠다고 하면 협상은 결렬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애틀랜틱카운슬의 조시 립스키 지정학센터 시니어 디렉터는 "이번 건은 미·영 특수관계에 기반한, 매우 개별적(idiosyncratic) 사례로 봐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했듯이 경제안보 측면 맺은 이 협정은 두 나라에만 해당하며, 이 협상은 10년 전부터 이어져 온 미·영 자유무역협정(FTA) 논의의 연장선에 있다. 대통령이 시사했듯, 오늘 일을 다른 나라에 그대로 적용하긴 어렵다"라고 분석했습니다.

ING는 "영국 합의가 트럼프 행정부의 훨씬 더 광범위한 후퇴를 예고하는 것이라는데 대해 회의적이다. 미국이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영국과 합의는 비교적 쉬운 목표였다. 자동차를 살펴보면, 영국이 수출하는 대부분 차량은 롤스로이스, 벤틀리, 재규어, 애스턴 마틴, 레인지로버 등 고급 모델로, 미국 업계에 대한 위협은 상대적으로 적다. 더 직접적 경쟁 관계에 있는 다른 국가는 자동차 관세 예외를 협상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협상이 성사돼도 쿼터가 덜 관대할 수 있다. 게다가 영국조차도 10% 기본관세 철폐에 성공하지 못했다. 우리는 트럼프 임기 내내 모든 국가에 대해 10% 관세가 유지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레이몬드제임스의 래리 애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 인터뷰에서 "영국에게 준 10만 대 차량 쿼터는 미국 연간 차량 판매량의 1%도 안 된다. 철강에서도, 영국에는 주요 철강사가 하나밖에 없어서 큰 사안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캠페인 때 중국에 60%, 다른 나라에는 10%, 20% 보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월가는 관세가 그보다 낮을 거라고 예상했지만, 해방의 날(Liberation Day)에 나온 수치는 더 높았다. 결국은 공약 수준까지 내려올 수 있을 것 같다. 요점은 최악의 시기는 지나갔다는 것이다. 4월 2일 발표된 대규모 관세는 실제 시행되지 않고 협상을 통해 낮아지는 흐름을 보게 될 것이다. 올해 말까지는 실질 관세율이 약 15%로 내려올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증시 상승세는 이어질까요? 애덤 CIO는 "지금 시장은 이 이야기를 좋아하고 있다. 하지만 결국 실망할 가능성이 크다. 높아진 관세가 경제와 기업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공급 부족과 매대 품절 우려가 있는데 현재 평균 소매 재고는 약 35일 치가 남아있어 한두 달 내로 품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실질 관세율 15%가 적용되면 S&P500 기업의 올해 주당순이익(EPS) 컨센서스 265달러는 250~255달러로 내려와야 한다. 이는 시장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고, 변동성은 커질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영국은 봐준 것?…"주식 사라"는 트럼프에 단타 치고 빠졌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물론 일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쫓기고 있는 게 드러난 만큼 좀 더 빨리 성과를 내려 할 것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과의 협정을 '완전하고 포괄적'이라고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협상 진전을 보여주려는 이런 서두름은 GDP 성장과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기 전에 관세를 철회하려는 트럼프 행정부 내부의 절박함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주장했습니다.

4. 무역 긴장 줄어들자 금리 폭등


미국 경제에는 아직 관세 여파가 크게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다. 제롬 파월 의장이 어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기다리겠다"(wait)라는 말을 22번이나 쓴 이유일 것입니다.

지난주(∼5월 3일)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22만8000건으로, 한 주 전보다 1만3000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전히 경기 침체를 우려할 수준인 27만5000~30만 건과는 차이가 큽니다. 2주 이상 신청한 지속 청구 건수(~4월 27일)는 2만9000건 줄어든 187만900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리처드번스타인리서치는 "실업급여 청구는 여전히 노동시장이 건강해서 Fed가 금리를 내릴 이유가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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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의 4월(5월 4일까지 4개주) 미국 매출은 전년 대비 6.8% 증가한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휘발유 판매와 환율 효과를 빼면 그보다 더 큰 7.1% 늘어났고요. CNBC/미국소매협회(NRF)가 조사한 4월 소매판매(자동차, 휘발유 제외)도 비슷했습니다. 한 달 전보다 0.72% 증가(계절 조정)했고, 전년 대비로는 6.76% 증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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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노동 생산성은 -0.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웰스파고는 "예상치 못한 부진이 나왔다. 생산성은 분기별로 변동성이 큰데, 특히 1분기 무역으로 인한 마이너스 GDP 성장률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최근 변동성을 고려하면 노동 생산성 향상의 근본적 추세는 여전히 견고하다"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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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소프트 데이터에는 계속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뉴욕 연방은행이 조사한 4월 소비자 기대 조사에서 1년 인플레이션 기대는 전달 3.58%에서 3.63%로 소폭이지만 상승했습니다. 3월에 0.5%포인트나 뛴 뒤에 거의 오르지 않은 것이죠. 3년 기대는 전달보다 0.2%포인트 오른 3.2%를 기록했지만, 5년 기대는 0.2%포인트 내린 2.7%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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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채권 시장에서 금리는 큰 폭으로 뛰었습니다. 오후 4시 40분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10.7bp 치솟은 4.382%, 2년물은 9.1bp 상승한 3.884%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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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채권 트레이더는 "무역 합의가 이어지면서 세계 경제가 개선될 것이란 관측에 금리가 올랐다. 특히 트럼프의 중국 협상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한 게 영향을 미쳤다"라고 말했습니다. 러트닉 장관은 오늘 "향후 한 달 정도에 수십 건의 딜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죠.

어제 FOMC 영향으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계속 후퇴하고 있는 것도 금리 상승 요인입니다.

미 재무부가 실시한 30년물 입찰(250억 달러)에서 수요가 좋지 못했던 것도 장기물 금리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발행 금리는 4.819%로 발행 당시의 시장 금리(WI) 4.812%보다 0.7bp 높게 결정됐습니다. 응찰률은 2.31배로 최근 6회 평균 2.45배에 못 미쳤고요. 특히 해외투자자 수요를 대변하는 간접수요가 58.9%에 그쳤습니다. 최근 6회 평균 63.9%보다 적었습니다.

벤다리서치의 비라이 파텔 매크로 전략가는 "영국과의 합의는 3대 채권보유국 중 하나와의 합의를 의미한다. 일본과의 협상도 진행되고 있다. 이는 '셀 아메리카' 확산을 막는 빠른 방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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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장 막판 매물…중국 주말 협상 불안


뉴욕 증시는 오후 3시 30분께 1.3~1.9%까지 오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매물이 쏟아지면서 오름폭이 줄었습니다. 결국, S&P500 지수는 0.58%, 다우는 0.62% 올랐고요. 나스닥은 1.07% 상승한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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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막판 매물이 나온 이유는 뭘까요? 월가 관계자는 "주말 사이에 중국과의 협상에서 뭔가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무역 합의에 대한 기대가 식을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시티인덱스의 파와드 라자크 자다 전략가는 "미·중 주말 협상은 돌파구(breakthrough)라기보다는 외교적 시작점(icebreaker)처럼 느껴진다. 길고 지루한 협상 시즌이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위험 자산의 상승 잠재력을 제한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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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 등 '매그니피센트7'은 모두 강세를 보였습니다. 알파벳은 어제 7.5% 폭락한 뒤 "계속해서 구글 검색 쿼리의 성장을 보고 있다"라고 발표한 뒤 1.9% 반등했습니다. 애플 임원이 아이폰 사파리 웹 브라우저에서 구글 검색량이 감소했다고 밝힌 것과는 달랐습니다. 월가는 대부분 긍정적으로 봅니다. 웰스파고는 "구글이 유통 우위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해 AI 검색을 기본 검색창에 추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혼란이 예상되지만, 조만간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딥워터매니지먼트의 진 먼스터 매니징 파트너는 "구글이 반박한 뒤에도 2% 미만 반등에 그쳤다는 건 '실적으로 보여달라'라고 투자자들이 요구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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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3% 이상 올랐으며 애플과 알파벳, 아마존도 1%대 강세를 보였습니다. 영국이 무역 합의의 목적으로 100억 달러 규모의 항공기를 주문한다는 소식에 보잉은 3.3% 뛰었습니다.
영국은 봐준 것?…"주식 사라"는 트럼프에 단타 치고 빠졌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S&P500 지수는 5663까지 올라, 최근 하락폭의 61.8%(피보나치 수열)을 되돌렸습니다. 이제 200일 이동평균선(5747) 돌파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펀드스트랫의 톰 리 설립자는 "S&P500 지수는 20% 하락 이후 손실의 50% 이상을 회복했으며, 200일 이동평균선 5747선 근처에 머물고 있다. 이는 2022년 8월 말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 직전 S&P 500 지수가 20% 가량 하락한 후 200일 선 근처까지 회복했던 상황을 연상시킨다"라고 말했습니다. 당시 뉴욕 증시는 2022년 10월 말 강세장으로 전환했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