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가 8일 서울 국회 사랑재에서 만나 단일화를 놓고 공개 회동하고 있다. 7일 첫 회동 이후 두 번째다./김범준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의 보수 단일화를 둘어싼 갈등은 후보 등록일(11일)을 앞두고 이어졌다. 두 후보는 7일에 이어 이틀째 회동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가 8일 서울 국회 사랑재에서 단일화를 놓고 공개 회동하고 있다./김범준 기자
김 후보는 다음주 방송 토론을 거쳐 단일화할 것을 제안했는데, 한 후보 측은 "이건 하지 말자는 얘기"라고 맞받았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강은구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당협위원장들이 제기한 전당대회 개최금지 및 후보자 지위 확인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9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당 지도부의 단일화 일정이 당헌·당규에 따른 절차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강제 단일화에 반대한다”고 발언한 뒤 의총장을 떠나려고 하자 조배숙 의원이 말리고 있다./강은구 기자
국민의힘은 10일 새벽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후보 자격을 취소하고,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 후보로 재선출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비대위와 선대위 과정을 거쳐 한 후보로의 후보 재선출을 의결 한 뒤 전당원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투표는 재선출된 후보에 대한 찬반을 묻는 방식으로, 투표자 중 과반이 찬성하면 통과된다.
韓 "국민의 명령" 金 "왜 입당 안했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가 8일 서울 국회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만나 후보 단일화 논의를 하고 있다./김범준 기자
8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후보 간 공개 회동에서 한 후보는 11일 전 담판을 지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단일화는 국민이 원하고 명령하는 것"이라며 "김 후보가 4월 19일부터 5월 6일까지 22번이나 단일화를 하겠다고 했다"고 운을 뗐다. 단일화를 오늘이라도 당장 하자고도 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국회에서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만나 후보 단일화 논의를 하고 있다./김범준 기자
반면 김 후보는 "저는 단일화를 늘 생각하고, 지금도 생각하고, 한 번도 단일화를 안 한다고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가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고, 정식 경선을 치르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입당도 안하시면서 청구서를 내미느냐", "선거운동 등록도 않는다는 것은 자리를 내놓으란 것"이라고 공격했다.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가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강은구 기자
이에 대해 한 후보는 "87일을 직무에서 배제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한 번 하지 못했고, 관세 폭탄 (사태의) 방향도 잡지 못한 시기에 무책임하게 떨쳐버리고 대선에 나가는게 국민에 대한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단일화가 잘되면 저는 즉각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이라고 답했다.
물러설 '수' 없다 ··· 이례적으로 끝까지 공개된 2차 회동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가 8일 서울 국회 사랑재에서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단일화를 놓고 공개 회동하고 있다./김범준 기자
두번째 회동은 이례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공개됐다. 회동은 약 1시간 만에 종료됐다.
회동 내내 한 후보는 "김 후보는 수십 차례 단일화하겠다고 밝히지 않았냐"고 주장하고 김 후보는 "한 후보는 왜 입당하지 않았냐"는 발언을 되풀이하면서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가 8일 서울 국회 사랑재에서 공개 회동을 마친 후 포옹 하고 있다./김범준기자
두 후보는 마지막에 포옹을 했다. 양측은 추가 회동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다음 만남에서도 가시적인 결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 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가 8일 서울 국회 사랑재에서 만나 단일화를 위한 공개 회동을 마친 뒤 회담장을 나서고 있다./김범준 기자
당무우선권 발동하고 가처분 신청도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당 지도부의 '강제 단일화'를 비판하고 있다./강은구 기자
두 후보는 회동 전에도 기싸움을 벌였다.
김 후보는 8일 아침부터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식의 강압적 단일화는 아무런 감동도 서사도 없다"며 1주일간 각 후보는 선거운동을 하고 다음주 수요일에 방송 토론, 목요일과 금요일에 여론조사를 해서 단일화하자"고 제안했다. 전날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날 오후 6시 TV 토론 후 여론조사를 거쳐 단일화할 것을 제안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강은구 기자
김 후보는 이날 열린 관훈토론에서도 "(한 후보는) 단일화가 돼서 본인에게 '꽃가마'를 태워주면 입당하겠다는 거고, 그렇지 않으면 입당도, 후보 등록도 안 하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가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강은구 기자
한 후보 측도 날선 반응을 보였다. "(김 후보가) 어제 아무 대안을 가져오지도 않았다"며 "단일화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국가와 대한민국의 미래, 경제, 민생을 걱정하는 분께 큰 실례와 결례 또는 정말 못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왜 한덕수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나왔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정말 기본적인 예의도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가 7일 서울 여의도 맨하탄21빌딩에 마련된 선거 사무소에서 단일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대선 본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강은구 기자
김 후보는 당의 후보 단일화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여론조사를 강행하는 건 공식 선출된 나에 대한 해당 행위로 엄중하게 문책하겠다"고 밝혔다.
여론조사 밀어붙이는 국힘 지도부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서울 국회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관련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강은구 기자
국민의힘이 당 주도 후보 단일화 작업을 예정대로 하기 위해 국민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의 단일화가 삐그덕거리자 당 차원에서 관련 일정을 후보 등록 마감일인오는 11일까지 마무리하겠다는 취지다.
국민의힘은 8일 오후 7시부터 9일 오후4시까지 김 후보와 한 예비후보 간의 단일화를 위해 일반국민 여론조사 및 당원 투표를 한다고 밝하고, 11일 대통령선거 최종 후보자 지명을 위한 전국위원회를 소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