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블랙핑크./사진=변성현 기자
그룹 블랙핑크./사진=변성현 기자
주가가 올해 들어서만 60% 넘게 뛰며 최근 1년 내 최고가를 기록했다. 와이지엔터가 기획상품(MD)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올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달성하는 등 실적 개선 기대가 갈수록 커지면서다. 증권가에선 올 하반기 간판 아이돌 그룹 블랙핑크의 대규모 월드투어와 함께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콘텐츠 제한령)' 해제 수혜가 맞물리면서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와이지엔터는 올 들어 62.45% 급등했다. 지난 9일엔 10.22% 뛰며 7만4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5%대까지 상승폭을 확대해 52주 신고가(7만8000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와이지엔터 주가가 종가 기준으로 10% 이상 상승한 건 지난 2023년 5월12일(17.09%) 이후 약 2년 만이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올 들어 각각 540억원과 569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주가를 밀어 올렸다. 주가가 오르자 상당수 개인투자자도 평가이익을 보고 있다. 실제 네이버페이 '내자산 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와이지엔터 투자자 3203명의 평균 매수가는 5만8418원으로 평균 수익률은 27.36%에 달했다.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주가를 떠받치는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와이지엔터의 올 1분기 매출액은 10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고 영업이익은 95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4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MD 매출이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달성한 게 호실적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와이지엔터가 지난해 4분기부터 MD 품목 확대와 생산량 증대에 나섰는데 이 같은 전략적 변화가 올 1분기에도 효과를 냈다는 설명이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부터 트레저·베이비몬스터·2NE1 등 투어가 진행되면서 2개 분기 연속 MD 매출이 200억원을 웃돌았다"며 "과거 블랙핑크 월드투어 당시 1년간 약 180만명의 관객 수를 기록하는 동안 MD 매출이 약 750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놀라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 2분기에도 일본 주요 지역과 중국 상하이·선전 등에서 팝업스토어가 예정돼 있어 MD 매출의 견조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연간 실적은 하반기부터 시작되는 블랙핑크의 월드투어에 힘입어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선 와이지엔터의 올해 공연 부문 매출이 1190억원으로 전년보다 600.5% 급증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전사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와이지엔터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615억원과 544억원으로 추정된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53.88%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들은 와이지엔터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올리고 있다. 이달 기업분석 보고서를 발표한 한국투자증권(7만1000원→8만5000원)을 비롯해 대신증권(8만원→9만2000원)과 하나증권(7만3000원→8만8000원)도 목표가를 끌어올렸다.

안도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블랙핑크·베이비몬스터·트레저 등이 활동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최근 한한령 완화 분위기에서 중국 법인 거버넌스를 정리하고 베이비몬스터의 중국 노출도를 늘리는 등 중국 사업 기반을 강화 중인 점도 긍정적"이라고 짚었다.

이환욱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블랙핑크 컴백 효과와 추가 공연 일정에 대한 주가 상승 모멘텀(동력) 역시 긍정적인 상황"이라며 "연말·연초 신인 지식재산권(IP) 출시 기대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