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다섯 번째로 '포토라인' 선 대통령…'묵묵부답' 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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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노무현·박근혜·이명박 이어 5번째
이명박, 가장 긴 '300자 분량' 심경 전해
이명박, 가장 긴 '300자 분량' 심경 전해

12일 윤 전 대통령은 오전 9시 55분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3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 2층 서관 입구에 도착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이 취재진이 준비한 포토라인에 서서 입장을 낼지 여부도 주목됐지만, 그는 검은색 승합차에서 내린 뒤 정면만 바라본 채 곧바로 법정으로 향했다.
앞선 재판 때와 마찬가지로 짙은 남색 양복에 붉은 넥타이 차림이었던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대선 등에 관한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이 별다른 입장 표명 없이 포토 라인을 지나쳐 법정으로 직행한 가운데 그간 포토 라인에 섰던 역대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청사에 소환돼 포토라인 앞에 선 전직 대통령은 △노태우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등이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수사받았으나 소환 통보에 응하지 않아 포토 라인 앞에 서지는 않았다.
1995년 11월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포토 라인에 선 노태우 전 대통령은 당시 "정말 미안합니다.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2009년 4월 '박연차 게이트' 관련 뇌물 수수 혐의로 대검찰청에 출석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면목이 없는 일이죠"라고 입장을 밝히고 청사로 향했다. 2017년 3월 '국정농단' 사건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포토 라인에 서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2018년 다스(DAS) 실소유주 의혹 등으로 검찰 포토라인에 선 이명박 전 대통령은 약 300자 분량으로 검찰에 소환된 역대 대통령 중 가장 길게 심경을 표했다. 그는 "저는 오늘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다고 말씀드린다"며 "무엇보다도 민생경제가 어렵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매우 엄중할 때 저와 관련된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대단히 죄송하다"고 머리를 숙였다.
이 전 대통령은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많은 분과 이와 관련해 어려움을 겪는 많은 분께도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말씀드린다"면서 "전직 대통령으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지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되었으면 한다.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다고 말씀드린다"고 전직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뒤 검찰 청사로 들어갔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의 법원 출석 장면이 일반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선 두 차례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경호처의 요청과 법원 허가에 따라 지하 주차장을 통해 비공개로 출석했다. 그러나 지난 8일 서울고등법원이 "12일로 예정된 피고인의 공판 진행과 관련해 피고인이 서울법원종합청사 서관 쪽 지상 출입구를 통해 출입하도록 하기로 했다"고 알리며 이번에는 공개 출석이 이뤄졌다.
이민형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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