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낙수효과는 덤…특수선·중형탱커 '틈새 공략' 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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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 조선 3사 '동반 흑자'
10여년전 가동률 제로였던 HJ重
대형사가 손 안대는 특수선 올인
대한·케이조선, 중·소형 탱커 집중
시장점유율 각각 글로벌 1위 올라
작년 이익 2000억…올 2배 늘듯
10여년전 가동률 제로였던 HJ重
대형사가 손 안대는 특수선 올인
대한·케이조선, 중·소형 탱커 집중
시장점유율 각각 글로벌 1위 올라
작년 이익 2000억…올 2배 늘듯

그렇게 조금씩 체력을 비축한 HJ중공업이 요 몇 년간 ‘조선업 슈퍼사이클’을 타고 완전히 부활했다.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빅3의 독이 꽉 차자 HJ중공업, 대한조선, 케이조선 등 중형 3사로 일감이 넘어오는 ‘낙수 효과’ 덕분이다. 미국의 중국 제재로 한국 조선소를 찾는 글로벌 선사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만큼 중형 조선사들의 수주 호황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특수선만 7대 건조하는 HJ

HJ중공업의 부활은 단순히 슈퍼사이클이 왔기 때문만은 아니다. 10년 전부터 중소형 특수선과 친환경 선박에 ‘올인’해온 전략이 이제 결실을 보는 측면이 크다. HJ중공업은 구축함이나 초계함 등 대형 특수선 시장에 뛰어들려면 독을 추가로 만들어야 할 뿐 아니라 대형 조선사와 맞붙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 틈새 공략으로 방향을 잡았다.
친환경 선박에 주목한 건 중국의 저가 공세를 피하기 위해서다.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쓰는 LNG추진선 분야에선 중국의 기술력이 아직 한국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HJ중공업은 지난 2월 LNG 벙커링선을 11년 만에 수주했다.
◇ 대한조선, 중형 탱커 세계 1위로
대한조선도 HJ중공업과 비슷한 길을 걸었다. 2009년 워크아웃(채권단 관리)에 들어가자 주력 사업을 블록 제작에서 중형 탱커(12만t급 원유운반선)로 돌렸다. 대한조선의 ‘방향 전환’이 옳은 결정이었다는 것이 확인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대한조선은 지난해 세계 중형 탱커 시장에서 점유율 12.6%로 1위에 올랐다.장사도 잘한다. 제조업인데도 영업이익률이 14.7%에 달한다. 강재 전처리부터 블록 제작까지 모든 공정을 외주 없이 직접 맡는 사업구조 덕분이다. 대한조선은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조선소 확장과 선종 개발에 투입할 계획이다.
중소형 탱커에 집중하기는 케이조선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7만4000t급 탱커 시장 점유율 19.1%로 세계 1위다. 작년 7월엔 세계 최초로 LNG와 디젤연료를 함께 쓸 수 있는 중형(5만t급) 탱커도 개발했다. 회사 관계자는 “대형사들이 대형 탱커에 집중한 덕분에 중형 탱커 시장을 접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형 조선사들의 실적 질주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상선에 입항 수수료를 물리기로 하면서 한국 조선사를 찾는 글로벌 선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대한조선 관계자는 “미국이 중국 봉쇄 정책을 발표한 이후 컨테이너선 발주 문의가 3~4배 늘었다”며 “선박을 빨리 받고 싶어 하는 선주들이 대형사 대신 중형사를 찾는 만큼 수주 호황이 4~5년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해남=김진원/부산=김우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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