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지원 기관이 ‘양’보다 ‘질’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성공 가능성이 높은 소수 기업에 투자와 멘토링, 사무 공간 등을 집중 지원하는 ‘배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최대 15억 집중 지원…'디캠프 배치' 인기 뜨겁네
14일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한 ‘디캠프 배치’ 프로그램에 지원한 스타트업은 1681곳에 달한다. 이 프로그램 1기에 556곳이 몰렸고 2기엔 484곳, 3기엔 681곳이 도전했다. 기수마다 10개 안팎의 스타트업이 최종 선발된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뜻이다. 디캠프 관계자는 “보유한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스타트업의 세계 무대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4기는 다음달 모집이 시작된다.

배치 프로그램은 미국의 유명 액셀러레이터인 와이콤비네이터를 통해 알려졌다. 국내에선 프라이머, 스파크랩 같은 액셀러레이터들이 배치 방식으로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디캠프 배치에 참여한 기업 대상 초기 투자금액은 최대 5억원이다. 기존 최대 3억원보다 66% 많다. 후속 투자까지 포함하면 최대 15억원까지 대폭 늘어난다. 스타트업들은 투자금 확보와 동시에 디캠프가 보유한 전문가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 전담 멘토가 시장 적합성을 검증하고 맞춤형 전략을 짤 수 있도록 돕는다. 떡잎이 좋은 스타트업을 선별해 전방위로 집중 지원하는 전략이다.

1~2기에 선발돼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16개 기업의 만족도는 높다. 캠핑 플랫폼 캠핏 운영사인 넥스트에디션 관계자는 “주 2회 내부 인력처럼 밀착 지원해주는 전문가 시스템 덕에 신규 사업 브랜딩과 사용자경험(UX) 기획의 방향을 명확하게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남성 패션 플랫폼 애슬러 운영사인 바인드 관계자는 “본질적 고민을 팀 내에서 이끌어내기 위해 성실한 물음을 던져주고 또 그에 맞게 컨설팅하는 멘토에게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돕는 것도 최근 지원 기관들의 트렌드다. 디캠프가 일본 통신회사 KDDI, 편의점 체인 로손과 협업해 국내 스타트업과 해외를 연결해주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고은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