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으로 비약적으로 발전한 동남아시아 메콩강 5개국(캄보디아·태국·베트남·미얀마·라오스)이 한국 국민을 노리는 보이스피싱, 로맨스스캠 등 사기 범죄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중국 자본으로 조성된 특별경제구역(SEZ)에 중국계 조직이 대규모 범죄 거점을 구축한 뒤 한국인을 가담시켜 범행하도록 하는 구조다.
14일 김건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메콩강 5개국에서 한국으로 송환한 범죄인은 187명으로 5년 전(101명)에 비해 85% 급증했다. 대다수가 현지에서 범행을 저질러 체포되거나 강제 추방된 사기 범죄자다. 이들의 범행 대상은 국내 한국인이다.
메콩강 5개국은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 대상지로 2023년 말 기준 중국이 이들 국가에 집행한 직접투자 잔액만 480억달러(약 68조원)에 달한다. 중국은 경제 협력을 명분으로 교통, 전력 등 인프라뿐만 아니라 카지노와 호텔 등 관광시설을 집중 개발했다. 이 과정에서 이권을 노린 중국계 범죄 조직이 대거 진출했고 현지 정부의 느슨한 규제 속에서 세를 불렸다.
이지용 계명대 중국어중국학과 교수는 “중국계 조직이 만든 사기 생태계에 한국인 범죄자들이 기생하며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외교적 압박과 함께 사이버범죄 대응 수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