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하우스 방문객들이 아파트 단지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한경DB
모델하우스 방문객들이 아파트 단지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한경DB
수도권 청약시장에서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 경쟁률이 2년 연속 강세를 보이고 있다.

15일 부동산인포가 부동산R114 렙스의 면적별 청약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수도권에서 전용 60㎡ 이하 소형 타입 1순위 청약 경쟁률은 △2024년 39.4대 1 △2025년(1~4월) 14.2대 1을 기록해 2년 연속 가장 높았다. 2020년부터 4년 연속으로 청약시장을 주도했던 전용 85㎡ 초과 타입 경쟁률은 2020년 103.6대 1에서 올해 4.5대 1로 크게 떨어졌다.

소형 타입 인기가 높아진 배경으로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은 가파르게 오른 분양가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3월 수도권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2837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4%나 상승했다. 국민 평형이라 불리는 전용 84㎡와 전용 59㎡를 비교하면 약 2억8400만원의 분양가 차이가 발생한다.
사진=부동산인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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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도입되면서 대출 한도가 줄어든 점도 영향을 끼쳤다. 분양가가 치솟는 가운데 가산금리 적용으로 대출 한도는 단계적으로 줄어들면서 소형 타입이 자금 마련에서도 유리했기 때문이다.

인구구조 변화 역시 소형 타입 선호 현상을 이끄는 원인이다. 통계청이 2023년 발표한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전국 평균 가구원 수는 2.2명으로 줄었고, 전체 가구의 83.3%는 3인 이하였다. 분양가가 부담스러운 큰 집보다 실용성을 앞세운 주거 형태가 인기를 얻고 있는 셈이다.

아파트 평면 설계도 달라졌다. 기존 소형 아파트는 협소하고 불편하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 건설사들 사이에서는 방 3개와 안방 드레스룸을 넣은 효율적 구조가 보편화됐다. 일부는 4베이 판상형 구조를 통해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하기도 한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3인 이하 가구 증가와 스트레스 DRS 3단계 등 대출 규제 강화 요인이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소형 평형의 우세는 상당 기간 계속될 것"이라며 "집의 크기보다 공간 활용성과 기능적 효율성을 따지는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