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동빙고동 '아크로한남' 모형도 사진=이송렬 기자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 '아크로한남' 모형도 사진=이송렬 기자
'한강뷰 아파트'는 희소성이 높아 '부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한강을 접하고 있는 구는 10개에 불과하고, 아파트 단지로 좁히면 그나마도 몇 개 남지 않기 때문다. 한남5구역 재개발 사업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가 조합원을 위해 연 '아크로 한남' 홍보관에서 "모든 조합원이 한강뷰를 누릴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한 이유다.

조합원 한 명도 안 빼놓고 '한강뷰' 가능

15일 서울 성수동 디타워서울포레스트 소재 아크로 라운지에는 한남5구역의 미래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려는 한남뉴타운 5구역 재개발 조합원들이 몰렸다. DL이앤씨는 지난달 한남5구역 재개발 사업 수의계약 시공사 선정에 단독으로 입찰,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조합원은 이달 말 투표를 거쳐 시공사를 확정할 계획이다.

한남5구역은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 60 일대 14만1186㎡ 부지에 아파트와 업무시설, 부대 복리시설 등을 짓는 대형 프로젝트다. 총사업비는 약 1조7000억원으로 최근 시공사가 정해진 한남4구역보다 규모가 더 크다.

한남뉴타운은 서울 재개발 지역 중 입지 여건이 우수한 곳으로 꼽힌다. 5구역은 4개 구역 가운데 한강과 접한 곳이 가장 넓다. 단지 남쪽 약 600m가 맞닿아있다. DL이앤씨는 한남5구역 단지명으로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ACRO)'를 적용한 '아크로 한남'을 제안했다. 구상에 따르면 아파트 2401가구를 지을 예정이고, 이 가운데 1670가구가 한강을 볼 수 있다. 조합원은 1544명이다. 모든 조합원이 한강뷰를 누릴 수 있는 셈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바라본 한강뷰 사진=호갱노노 캡쳐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바라본 한강뷰 사진=호갱노노 캡쳐
회사는 1670가구 한강뷰 가구를 5개 등급(S, A+, A, B, C등급)으로 나눴다. 최상급인 S등급(366가구), A+등급(564가구), A등급(550가구) 등 1480가구가 파노라마 한강뷰를 누릴 수 있다. 조합원 가구의 96%에 해당한다.

"뒷동은 '쪽뷰(한강이 틈새로 보이는 뷰)' 아니야?"라는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가장 뒷동에서도 한강을 보일 수 있도록 동 배치에 각별한 신경을 썼다. 블록별로 주동 개수를 전체적으로 줄였다. 아파트 각도를 사선으로 틀고 열린 배치를 적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한강뷰를 확보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조합원 일부만 한강뷰를 누리는 것이 아닌 모든 조합원이 한강을 볼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동 배치를 조절해 가장 안쪽에 사는 조합원들도 한강이 보이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강이 보이는 가구는 조합이 제시한 원안과 다른 한남뉴타운 내 다른 구역 대비 2배 이상 많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중대형 면적 최대 확보…평면 개선해 '2평' 더 늘려

10가구 중 7가구 이상이 전용면적 84㎡ 이상인 중대형 면적이다. 기존엔 중대형 1529가구, 소형 1031가구로 각각 59.7%, 30.3%였는데, DL이앤씨는 중대형 1790가구(74.5%), 소형 평형 611가구(25.5%)로 재구성했다. 한남뉴타운 내 다른 구역의 경우 중대형 평형 비율이 48~57% 수준이다. 펜트하우스 가구도 53가구로 원안보다 43가구 더 늘었다.

아파트 평면도 한층 개선했다. 전용 59㎡ 기준 원안 설계에서는 전형적인 3베이(방 2개와 거실 전면 향 배치) 구조로 채광과 개방감 확보에 한계가 있는 평면이었다. 동선이 끊기고 공간 활용도도 낮아 전용면적 대비 거주 공간이 작게 느껴질 수 밖엔 없었다.

DL이앤씨는 이를 4베이(방 3개와 거실 전면 향 배치) 설계로 바꿔 채광, 환기, 통풍을 강화했다. 불필요한 면적은 최소화하고 동선 개선을 통해 실사용 중심의 공간을 구성했다. 원안 설계에선 서비스 면적이 25.65㎡, 실사용 면적이 86.62㎡에 불과했지만, 평면 변경으로 서비스 면적과 실사용 면적이 각각 7.52㎡, 7.36㎡ 늘었다. 약 2평(6.6㎡)이 늘어났다.
DL이앤씨 '아크로 한남' 모형도에 있는 아크로 가든 하우스 모습. 사진=DL이앤씨
DL이앤씨 '아크로 한남' 모형도에 있는 아크로 가든 하우스 모습. 사진=DL이앤씨
한강뷰를 더욱 잘 볼 수 있도록 거실부터 주방까지 2면 개방형으로 설계한 집이 800가구가 넘는다. 집 내부 창문 크기를 2.3m로 해 한강뷰가 더욱 잘 보이도록 했고, 천장고 역시 우물천장 기준 2.62m로 높여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같은 크기의 집이라도 어떻게 평면을 구성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넓게 쓸 수 있다"며 "쓸 수 있는 면적이 늘었다는 것은 자산 가치도 늘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가격이 어떻게 산정될지는 현재는 알 수 없지만 3.3㎡당 1억원을 기록한다고 가정했을 때 서비스 면적 7.36㎡ 상승으로 약 2억원의 자산이 더 늘었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녹지 조성으로 도심 한복판에서도 숲속에 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남5구역의 녹지 면적은 약 6만2800㎡에 달한다. 잎이 촘촘한 침엽수와 입이 넓은 활엽수를 심어 연간 254kg에 달하는 미세먼지를 줄인다. 테마 산책로도 3km 조성해 충분한 산책길을 만들었고 87개에 달하는 하이엔드 정원을 만들어 주민들이 충분히 쉴 수 있게 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한남뉴타운의 상징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아크로 가든 하우스'를 한강이 접한 남쪽에 만든다"며 "실내 정원으로 숲속에 앉아 한강을 볼 수 있는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상품뿐만 아니라 금융 조건도 양호"

DL이앤씨는 한남5구역 재개발 사업 조합원 부담을 낮추는 금융조건도 제시했다.

골자는 △전 가구 이주비 주택담보인정비율(LTV) 150% 조달 지원 △최저 이주비 12억원 조달 지원 △조합원 분담금 100% 입주 2+2년 후 납부 △안정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전체 사업비 조달 지원 △DL이앤씨 지급 보증을 통한 금융 비용 절감 등이다.

한남뉴타운 전경. 사진=한경DB
한남뉴타운 전경. 사진=한경DB

이와 함께 △물가 인상에 따른 공사비 인상분 1000억원 DL이앤씨 부담 △상가 미분양 시 D-플랫폼 기반 임대 운영을 통해 자산 가치 극대화 시점 매각 지원 △분양가 상한제 대비한 일반 분양 수입 극대화 △공사 중단 및 지연 없는 공사이행 확약서 제출 △추가 분담금 걱정 없는 확정 공사비 △최고의 분양가 실현을 위한 골든타임 분양제 △공사비 상환 시 조합에 유리한 분양 수입금 내 기성불 △철거 및 토목공사 과정서 발생하는 부산물 수익 조합 귀속 △공사비 검증 비용 DL이앤씨 부담 △하자 없애는 주거 품질 명장제도 운용 △사업 성공을 위한 완벽한 법률 지원 등을 약속했다.

일부 조합원 사이에서 "다른 한남뉴타운의 경우 경쟁입찰을 통해 더 좋은 금융 조건을 받은 것 같다"는 목소리가 나오자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최근 한남뉴타운 내 다른 구역에서 잡음이 많지 않았느냐"며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경쟁입찰에 뒤지지 않는 금융 지원 등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조합원 모두 한강뷰 누린다"…한남5구역 '아크로한남' 청사진 보니 [현장+]
한편 한남5구역 재개발 조합은 오는 31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연다. DL이앤씨는 지난달 15일 한남5구역 재개발 사업 수의계약 시공사 선정 입찰에 단독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시공사로 선정될지 여부가 결정된다.

DL이앤씨는 한남5구역 수주를 위해 수년간 노력해왔다. 지난해 있었던 두 차례 시공사 선정 총회에 각각 단독으로 참여했지만 유찰됐다.

한남뉴타운 내 다른 구역은 2구역 대우건설, 3구역 현대건설, 4구역 삼성물산 등이다. DL이앤씨가 시공권을 확보할 경우 한남뉴타운 내 네 번째 건설사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