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파고드는 '융합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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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만호 유미과학문화재단 이사장
과학·철학·역사 아우른 교과서
'사피엔스의 깊은 역사' 등 집필
고교학점제 확대에 채택 학교↑
과학·철학·역사 아우른 교과서
'사피엔스의 깊은 역사' 등 집필
고교학점제 확대에 채택 학교↑

유미특허법인 공동 창업자 송만호 유미과학문화재단 이사장(사진)이 과학과 인문학을 접목한 ‘융합교육 전도사’로 나선 배경이다. 그는 2014년 유미과학문화재단을 설립해 과학문화 창달에 공로가 있는 단체와 사람에게 상을 수여하고 있다. 그의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우리 교육 현장을 융복합 교육이 뿌리내릴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드느냐’다. 서울대 철학과 출신 변리사인 그가 과학자인 안중호 국립경국대 명예교수와 손잡고 2022년 <사피엔스의 깊은 역사>라는 책을 쓴 배경이다. 빅뱅 이후부터 인류 문명의 탄생까지 방대한 시간을 과학과 철학, 역사적 관점에서 풀어낸다.
교육 현장에서도 반응이 좋다. 서울교육청 심사를 통과해 인정교과서로 등록됐고, 자율형사립고 하나고를 포함해 전국 6개 고등학교에서 교과서로 활용하고 있다. 이 책을 교재로 수업하는 정형식 하나고 교사는 “책을 읽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은 단순히 과학적 사실을 배우는 데서 나아가 인간 존재의 경이로움과 연약함을 깨달을 수 있었다”며 “이런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창의성과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북 영동고에서 이 책을 교재로 학교 수업을 듣고 서울대 인문대학 25학번으로 입학한 김현우 학생은 “이 책을 통해 인간의 존재가 필연이 아니라 수많은 우연의 산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융합적 관점에서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면서 철학에 관심이 깊어졌고, 이는 곧 인문대학 진학이라는 목표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올해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돼 학생의 관심사에 맞춘 다양한 과목을 개설할 수 있게 됐다. 송 이사장은 지금이 융합교육을 대중화할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다. 최근 <사피엔스의 깊은 역사> 후속작으로 <융합지성사>를 출간했다. 5000년 인류 지성사를 철학, 종교, 역사, 정치·경제, 과학의 시각에서 살펴보는 것이다. 저자로 함께 참여한 이은수 서울대 철학과 교수가 2학기 서울대 베리타스 강좌에서 이 책을 교재로 사용할 예정이다.
송 이사장은 “최근 나라가 좌우로 나뉘어 극단으로 치닫는 것도 균형추가 없기 때문”이라며 “자기 전공 칸막이에만 갇혀 있는 대신 융합교육을 통해 균형감각을 기르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고재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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