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당의 선거캠프를 사칭하는 ‘노쇼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경찰청은 노쇼 사기 집중수사관서로 피싱사기 전문 수사 부서인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 피싱범죄수사계를 지정해 수사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노쇼 사기가 피싱이나 투자리딩방 사기 같은 사이버 기반 사기라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경찰은 노쇼 사건이 동남아시아에 있는 콜센터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최근에 다수 접수되고 있는 정당 사칭 사건도 다른 노쇼 사기들에서 발견되는 통신 형태와 유사한 것으로 확인된다.

노쇼 사기는 기본적으로 2단계 속임 구조를 가지고 있다. 먼저 1단계에서 피해자가 운영하는 업체 물품을 주문하고 2단계에서 나중에 피해자 물품과 함께 결제한다며 피해자 업체에서 취급하지 않는 다른 업체의 물품을 대신 구매해 달라고 요청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경찰이 밝힌 시나리오를 보면 사기범은 대선 관련 정당 관계자를 사칭해 식당에 선거운동원 회식을 위한 단체 예약을 한다며 접근한다. 이어 회식 때 고급 와인이 필요한데 알려주는 와인 판매업체에 대신 주문해 줄 것을 요청하며 연락처를 건네준다. 피해자가 와인 판매업체에 연락하면 위조된 명함·사업자등록증 등을 보내주며 송금하도록 하고 피해자가 와인 구매대금을 송금하면 모두 연락을 끊는 방식이다. 이외에도 선거운동원들이 묵을 숙소 20~30개를 예약하겠다거나 명함을 수십만장 제작하고 싶다며 접근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된다.

선거운동원을 비롯해 방송 제작진, 유명 연예인, 공무원 등 다양한 사칭 행각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은 숙박업소, 식당이나 명함 제작업체, 컴퓨터 대리점까지 노리는 추세다. 그간 노쇼 사기 범인들은 피해업체 인근 군부대의 군인이라며 피해자를 속였으나 최근 유명 연예인 소속사나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특정 정당의 선거캠프 등으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짜고 있다. 배우 안재욱을 비롯해 가수 남진, 윤종신, 송가인 등이 자신을 사칭한 사기 피해를 주의해달라 당부한 상태다.

경찰은 다음달 30일까지를 특별 자수·신고 기간으로 지정했다. 이 기간에 자수할 경우 원칙적으로 불구속 수사하고 양형에도 적극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류병화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