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를 자주 찾는 1020세대 마니아 사이에서 다이소의 별명은 ‘통장 털이범’이다. 싼 가격에 이것저것 집다 보면 어느새 수십 가지 물건을 쓸어 담아 지갑이 가벼워진다는 의미다. 올리브영과 무신사도 마찬가지다. 이들이 불황 속에서도 성장을 가속한 것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21일 다이소에 따르면 이 회사 전체 판매 품목 가운데 가격이 1000원 이하인 제품 비중은 약 50%다. 범위를 2000원 이하로 확장하면 전체의 80%에 이른다.

다이소는 광고비, 물류비 등을 아껴 품질에 투자한다. 지난해 다이소의 매출 원가율은 62.1%다. 광고 비용을 거의 쓰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다이소의 작년 기준 광고선전비는 49억원으로 전체 매출(3조9689억원)의 0.1%에 그친다. 통상 기업이 매출의 1~5%를 광고비로 지출하는 것과 비교된다. 다이소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3개의 물류창고를 자동화했다. 2027년 운영할 예정인 세종 물류센터도 자동화할 계획이다. 납품가가 더 낮은 업체가 나타나면 물량을 몰아줘 업체끼리 경쟁 구도를 조성하는 것도 가격을 유지하는 전략이다.

무신사는 자체브랜드(PB) 상품인 ‘무신사스탠다드’를 중심으로 가성비 전략을 구사한다. 단순히 싼 제품이 아니라 ‘가격이 적당하면서 트렌디한’ 제품이 무신사스탠다드의 경쟁력이다. 무신사는 이를 위해 PB 마진을 줄이고 품질에 공을 들인다. 무신사스탠다드의 원가율은 통상 60~70% 내외로 알려졌다. 일반 제조직매형의류(SPA) 업체(원가율 40~50%)에 비해 원단 등에 더 많이 투자한다.

무신사는 중소 입점사의 할인 행사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실질 수수료율을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무신사의 실질 수수료율은 10~11%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14.5%에 비해 4%포인트가량 낮아졌다. 무신사 관계자는 “개별 브랜드가 할인 행사를 하면 명목 수수료율에서 일정 비율을 차감해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올리브영은 경쟁력 있는 중소 브랜드를 발굴하는 ‘매스 뷰티’(중저가 뷰티) 전략을 추구하며 전반적인 판매 가격을 낮췄다. 올리브영에서 작년 기준 매출을 1000억원 이상 올린 중소 화장품 브랜드 메디힐의 제품 가격대는 대부분 1만~3만원 선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화장품뿐 아니라 식품에서도 올리브영 전용 제품을 기획하는 방식으로 부담 없는 가격대의 제품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태웅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