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시장의 최고의 승자와 최악의 패자가 극명히 나뉠 것입니다.”(앤드루 헤이우드 파크스퀘어캐피털 최고운영책임자)

“과거 4~5년은 어떤 섹터에 투자해도 초과 수익을 기록했지만 지금은 잘못된 분야에 투자하면 산업 자체가 사라지는 걸 목격할 수도 있습니다”(존 클라인 뉴마운틴캐피털 크레디트부문 대표)
< “잘못된 분야 투자땐 산업 자체 소멸” >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SK 2025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 GP패널 세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숀 이건 이건존스 대표, 앤드루 헤이우드 파크스퀘어캐피털 최고운영책임자(COO), 존 클라인 뉴마운틴캐피털 크레디트부문 대표, 루크 길럼 알바코어캐피털그룹 파트너, 테드 데니스턴 NXT캐피털 대표.     이솔 기자
< “잘못된 분야 투자땐 산업 자체 소멸” >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SK 2025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 GP패널 세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숀 이건 이건존스 대표, 앤드루 헤이우드 파크스퀘어캐피털 최고운영책임자(COO), 존 클라인 뉴마운틴캐피털 크레디트부문 대표, 루크 길럼 알바코어캐피털그룹 파트너, 테드 데니스턴 NXT캐피털 대표. 이솔 기자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SK 2025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에 참석한 글로벌 주요 사모대출(PD)·크레디트 운용사의 대표급 인사들은 올해가 운용사 존폐를 가늠할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글로벌 관세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미국이 국내총생산(GDP) 축소와 극심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겪는 등 투자자들이 그 어느 때보다 급변하는 거시경제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PD 시장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15%씩 규모를 키우며 가장 각광받는 투자 전략으로 떠올랐다. PD 시장은 금융위기 이후 강화된 규제 속에 상업은행이 대출을 제한하자 비은행기관인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급속히 확장됐다. 6000곳 이상의 운용사와 1조5000억달러 규모의 시장으로 덩치를 키웠다.

하지만 올 들어 PD 시장의 수요처였던 기업들이 관세 전쟁, 공급망 붕괴 등에 직면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시장 내 승자와 패자가 면밀히 나뉘는 시험대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사모대출 시장에서 일부 자산운용사의 미숙한 운용 전략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레고리 로빈슨 골럽캐피털 부회장은 “닷새에 한 개꼴로 운용사가 나타나 6000곳 이상의 운용사가 생겼지만, 설립 5년 이하 운용사가 절반이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곳은 21곳에 그친다”고 말했다. 라지 마캄 오크트리캐피털 이사도 “리스크 관리 없이 확장 일변도의 전략을 구사하는 운용사는 시장 조정기에서 뼈아픈 손실을 겪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운용사들은 창의적인 대출 구조를 고안하거나 기존 은행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중소기업 대출 시장 진출에 총력을 기울이는 등 생존 방식을 다변화하고 있다. 센터브리지파트너스는 레버리지를 최소화해 안정성을 확보하고, 그 대신 대출 구조를 여러 단계로 나눠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접근법을 택했다. 골럽캐피털과 디어패스캐피털은 이익 규모가 1000만달러에서 2500만달러 미만인 미국 중소기업 대출에 집중한다. 레버리지는 최소화하되 약정 조건을 엄격히 관리해 부실률을 통제하겠다는 포석이다.

무엇보다 정교한 산업 분석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클라인 대표는 “지난 1년간 부도 처리된 대출 중 75%가 경제 민감도가 큰 산업군 내 기업대출”이라며 “전통적 제조업과 화물 운송 물류, 에너지, 레스토랑, 헬스케어, 리테일 등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업종은 당분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준호/배정철/최다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