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추럴 하이틴 스타일을 입고 SNS에 사진을 공유한 아이돌 스타들. (왼쪽부터)블랙핑크 로제와 제니. 사진=SNS 캡처
내추럴 하이틴 스타일을 입고 SNS에 사진을 공유한 아이돌 스타들. (왼쪽부터)블랙핑크 로제와 제니. 사진=SNS 캡처
전 세계적으로 10~20대 여성들 사이에서 소녀 감성을 극대화한 ‘내추럴 하이틴’ 스타일이 인기를 끌고 있다.

내추럴 하이틴은 지난해까지 유행하던 1990~2000년대 여고생을 떠올리게 하는 복고풍 패션 ‘걸코어(girlcore)’ 무드가 보다 자연스럽고 실용적인 일상복으로 진화한 스타일이다. 셔링, 레이스, 플라워, 리본 등 소녀스러운 디테일을 담되 과하지 않게 일상복에 적용해 입는 방식이 특징이다. 틱톡, 핀터레스트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잘 활용하는 10대들 사이에서 특히 유행을 타고 있다. ‘예쁘고 편하게 매일 입을 수 있는 패션’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한 주 만에 1억원치 팔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트렌드에 민감한 국내 패션 시장에서도 최근 관련 상품 수요가 빠르게 확대하는 모양새다. 패션업체들은 이미 한 발 앞서 관련 제품을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다.

이랜드월드에서 운영하는 캐주얼 브랜드 후아유는 지난달 신규 컬렉션 '캘리걸(CALI GIRL)‘을 선보였다. 글로벌 유행이 국내 시장으로 옮겨 붙을 것이라는 판단이 빛을 보면서 후아유 매출은(지난 4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약 20% 늘었다. 지난달 23일까지는 스타필드 고양에서 캘리걸 팝업스토어도 개최, 한 주 만에 억대 매출을 올렸다.
후아유 캘리걸 컬렉션. 사진=이랜드월드 제공
후아유 캘리걸 컬렉션. 사진=이랜드월드 제공
이 컬렉션은 리본 블라우스, 셔링 티셔츠, 퍼프 블라우스, 티어드 스커트(층이 진 치마) 등 소녀 감성을 담은 아이템으로 구성됐다. 후아유 관계자는 “10~20대 여성 소비자들 사이에서 '핀터레스트 감성'으로 통하며 호응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새 컬렉션 덕분에 비교적 젊은 여성 소비자 비중이 적었던 후아유에 해당 소비자층 신규 유입이 늘고 있는 점도 성과”라고 말했다.

글로벌 브랜드도 국내 상륙

내추럴 하이틴 스타일 유행을 한층 부추긴 것은 1020세대가 선호하는 아이돌 스타들이다. 블랙핑크 제니와 로제, 에이핑크 손나은, 에스파 지젤 등 스타들이 관련 스타일을 입고 SNS에 사진을 공유하면서 인기에 불이 붙었다.' 제니 스커트'로 뜬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글로니가 대표적이다. 제니, 로제가 착용해 인지도가 높아진 글로벌 제조·직매형(SPA) 브랜드 ’브랜디 멜빌‘은 국내 시장에 첫 매장을 내기도 했다.
SNS에 내추럴 하이틴 스타일 패션을 입고 사진을 공유 중인 1020 여성들. 사진=SNS 캡처
SNS에 내추럴 하이틴 스타일 패션을 입고 사진을 공유 중인 1020 여성들. 사진=SNS 캡처
이탈리아 여성복 브랜드인 브랜디 멜빌은 2만~6만원대 가격에 하이틴 영화 여주인공이 입을 법한 빈티지한 감성의 디자인을 선보여 젠지(Gen-Z·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 출생)에게 인기가 높다.

일부 제품을 제외하곤 하나의 사이즈만 판매한다. 마른 체형의 여성을 위한 엑스트라 스몰(XS), S 사이즈만 있다. 한때 미국에서는 10대들이 브랜디 멜빌 옷을 입을 수 있는지 확인하는 '브랜디 멜빌 챌린지'가 유행하기도 했다. 올해 1월 국내에도 첫 매장이 생긴 후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