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임을 따라 진화한 300년 스포츠 패션의 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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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전시 리뷰]패션 온 더 무브 #3 (Fashion on the Move #3)은 2024년 파리 하계 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해 18세기부터 현재까지 스포츠 웨어와 신체 움직임 사이의 연관성을 주제로 기획된 전시다. 이번 전시에는 의상 실루엣과 액세서리, 포스터, 사진, 시청각 자료 등 약 20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됐다.
스포츠 웨어의 변천사
파리 의상 박물관 팔레 갈리에라(Palais Galliera)
2025년 2월 8일 ~ 10월 12일
예술과 스포츠의 관계 탐구
이번 전시는 샤넬 헤리티지, 니스 국립 스포츠 박물관, 카르나발레 파리역사 박물관, 아제딘 알라이아 재단, 에밀 에르메스 컬렉션, 에르메스 헤리티지, 발렌시아가, 카스텔바작, 퓨잡, 르꼬끄 등 여러 패션 & 아카이브 하우스의 컬렉션 대여로 가능하게 되었다.
전시장 입구에는 작년 파리 하계 올림픽 개막식에 성화를 들고 파리 시내 곳곳을 달리던 잔 다르크와 센 강의 여신 세콰나(Sequana)를 모델로 한 미스터리한 기사복이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이전에는 양말에만 사용되었던 저지(Jersey) 니트 소재를 1916년 샤넬이 사용하게 되면서 유연한 니트로 구성된 스포츠와 레저에 적합한 스포츠 웨어 컬렉션을 탄생시켰다. 랑방 스포츠, 에르메스 스포츠 등 럭셔리 하우스에서는 스포트 레저 라인을 론칭하였고, 1925년 프랑스 디자이너 장 파투는 테니스 챔피언 쉬잔 랑글렌(Suzanne Lenglen)에게 테니스복을 협찬하기도 했다.
수영복은 운동복 중 팔과 다리 그리고 신체 대부분을 노출하는 가장 획기적인 변천을 겪었다. 18세기부터 해수욕이 건강상 좋다는 이론이 대두되며, 19세기 초부터 해변 휴양지가 탄생했다. 철도의 발달 덕분에 기차역이 인접한 바닷가에 호텔, 카지노,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장소가 생겨났다.
처음에는 남성과 여성이 따로 해수욕해야 했고, 이후 함께 해수욕을 즐길 수 있도록 이에 적합한 의상이 필요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긴 튜닉과 바지로 구성된 수영복에 양모 스타킹과 수영모를 착용했다니, 물에 들어갔다 나오면 양모 스타킹이 물을 흡수하여 늘어지거나 무거워졌을 걸 생각하니 절로 웃음이 나온다.
루이 레아르(Louis Réard)는 1946년 <수영복 중에 가장 작은 수영복, 비키니!>를 최초로 만들어 상업화 시켰다. 비키니라는 이름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핵폭탄 실험 장소였던 태평양 비키니 섬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비키니 수영복이 핵폭탄과 같은 충격적인 파급을 가져올 것을 예상해서 지은 이름이다.
이번 전시회는 겨울 스포츠에 가장 큰 섹션을 할애하고 스키, 아이스하키, 스케이트, 썰매 등 스포츠 장비와 함께 스포츠 웨어의 점진적으로 제작 개선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혹독한 유럽의 추위로 겨울 스포츠는 산책과 스케이트에 한정되어 있다가 1920년대부터 상류층 사이에서 스키를 즐기게 되면서 겨울 스포츠 의상이 탄생하게 되었다.
스포츠는 현대인들의 일상생활에 중요한 패션 트렌드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시작된 운동복, 후드티, 스니커즈는 21세기 들어서면서 현대 사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트렌디한 스포츠 웨어 스타일을 유행시켰다. 포스트 팬데믹의 영향으로 신체의 편안함을 더욱더 추구하고 있다. 축구복은 이제 더는 축구를 할 때만 입는 옷이 아니고, 트렌디한 일상복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