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하고 싶었는데"…비자발적 실직자 137만명, 4년 만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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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단시간 일자리는 역대 최대치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8일 이런 내용을 담은 '최근 고용 흐름의 주요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 경총은 채용시장 한파 심화, 비자발적 실직자 증가, 초단시간 일자리 증가, 자영업 감소와 구조 변화 등을 주요 특징으로 꼽았다.
먼저 신규 채용으로 분류되는 근속 3개월 미만 임금근로자 수는 2023년 1분기 2만3000명이 늘어난 이후 7분기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신규 대졸자(19만5000명) 가운데 취업자는 7만7000명으로 39.5%에 그쳤다. 이에 따라 졸업을 연기하거나 양질의 일자리가 아니면 취업하지 않는 경향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학사학위 취득 유예생(1만8000명)은 2021년 이후 가장 많았다.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하는 실업자(3만6000명)가 취업준비자(4만9000명)보다 많았다.
해고나 권고사직,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비자발적 실직자는 지난해 137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8.4% 증가했다. 코로나19 시기였던 2020년(47만7000명 증가) 이후 4년 만의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업종별로는 건설업(3만9000명↑)과 부동산업(9000명↑)이 건설 불황 여파로 비자발적 실직자가 많이 늘었다.
주 15시간 미만 일하는 초단시간 일자리는 지난해 140만6000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96만6000명)보다 44만명이나 늘어난 수치다. 10년 전인 2014년(59만4000명)과 비교하면 약 80만명 늘어났다.
다만 초단시간 근로자 중 추가 취업을 희망하는 근로자는 13.5%에 그쳤고 작년 증가분 69.7%(10만명)는 기혼 여성으로 나타났다. 경총은 "초단시간 근로를 '불완전 취업자'가 선택했다기보다는 개인 여건에 따라 단시간 근로를 선택하는 경향이 높아졌음을 시사한다"며 "52시간 규제나 주휴수당 부담으로 기업의 단시간 일자리 수요 확대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국내 전체 취업자에서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9.8%로 196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20%를 밑돌았다. 연령대별로는 30대, 40대 자영업자가 각각 3만5000명, 1만2000명 감소한 데 반해 60세 이상 자영업자는 2만3000명 증가했다. 경기침체로 폐업한 30∼40대 자영업자들이 많아졌고 재취업하기 힘든 고령자가 자영업에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선애 경총 고용정책팀장은 "얼어붙은 채용, 원치 않는 퇴사 같은 불안 요인이 확대되는 가운데 기혼여성 중심의 초단시간 근로 활성화, 고령층의 자영업 유입 등 계층별 노동이동 방향이 뚜렷하다"며 "위축된 고용시장을 하루빨리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채용을 옥죄는 노동시장 법·제도를 개선하고 고용서비스·직업훈련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toplightsa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