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와 달리 사저는 압수수색 가능…파면 후 첫 압수수색
통일교 고위인사, 건진 통해 김 여사에 금품 전달 의혹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건진법사 전성배씨 사이의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윤 전 대통령의 사저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 검사와 수사관을 투입해 윤 전 대통령 부부 관련 의혹 자료를 확보한 뒤 오후 3시 40분쯤 철수했다. 압수수색은 약 6시간 40분 동안 진행됐다.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수부는 언론 공지를 통해 이번 압수수색이 전씨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와 관련된 자료 확보 차원이라고 밝혔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는 김건희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사무실과 수행비서 2명의 자택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김 여사가 압수수색영장에 피의자로 적시되지는 않았으며 참고인 신분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여러 차례 수사선상에 올랐지만, 지난 4일 파면 이후 압수수색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지난 1월 내란 혐의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의 한남동 관저와 대통령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사저는 경호 구역에 해당하지만 형사소송법상 군사상 또는 직무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아니기 때문에 압수수색 집행에 별도 제약은 없었다.

이번 수사는 남부지검 신응석 검사장이 지휘하고 있다. 신 검사장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와 대검 수사지원과장 등을 지낸 '특수통' 출신으로, 과거 윤 전 대통령과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으며 검찰 내 '친윤' 그룹으로도 분류된다.

검찰은 통일교 고위 인사가 건진법사 전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선물 명목으로 고가의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명품 가방을 전달했다는 정황을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가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전씨에게 명품 가방을 건넸으며, 이 선물이 실제로 김 여사에게 전달됐는지 여부를 검찰이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본부장은 통일교 내부 행사에서 2022년 3월 22일 윤 당선인과 약 1시간 동안 독대한 바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후 2022년 6월 13일 캄보디아에 대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 지원 한도를 7억달러에서 15억달러로 증액했다. 같은 해 11월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캄보디아 순방에 나서기도 했다.

검찰은 전씨의 휴대전화에서 윤 전 본부장이 '김 여사 선물' 명목으로 6천만원대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전달한 정황을 포착하고, 이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통일교 계열 선문대를 압수수색한 데 이어 윤 전 본부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윤 전 본부장은 돈을 건넨 사실을 대체로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toplightsa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