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 기업에 전기 공급 절실

이대론 '전기 받는 땅값' 천정부지
수도권 송전망 용량 확충해야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4년 뒤 2배 이상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건설 부지 투기 등 부작용을 줄이려면 실수요 기업에 전기 공급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데이터센터에너지효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080㎿인 국내 데이터센터의 전력설비 용량은 2029년 2370㎿로 119%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완공된 데이터센터는 같은 기간 72개에서 100개로 38% 늘어날 전망이다.

데이터센터 개발은 수요가 막대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협회가 파악한 착공 전후 단계인 데이터센터 개발 사업장은 전국에 총 28곳이다. 이 중 25곳이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부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부동산 자문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조사 결과 서울 데이터센터 시장의 전력설비 운영 용량은 지난해 520㎿에 달했다. 공사 중이거나 개발이 계획된 데이터센터 용량은 638㎿로 향후 서울 데이터센터 운영 용량은 100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당장 공급이 제한된 전기를 수도권 데이터센터에 효율적으로 공급하려면 선착순 계약 방식이 아니라 산업적 가치, 효율성, 정책 목표를 따져 선별하는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수도권 전력 수요 급증을 고려해 송전망 용량 확충과 변전소 신설을 통해 데이터센터 부지의 투기 수요를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규종 대한상공회의소 그린에너지센터장은 “경기 하남시처럼 지방자치단체가 주민 민원을 의식해 변전소 증설 인허가를 내주지 않으면 수도권으로 향하는 전력망 확보가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투기 수요에 따른 토지 가격 급등은 분산에너지특별법의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라며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를 도입하는 등 시장 논리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toplightsa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