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문제는 중산층이야, 바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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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발표 중산층 64%지만 국민 절반은 "나는 저소득층"
답은 물가안정과 일자리 창출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답은 물가안정과 일자리 창출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 이 구호는 1992년 빌 클린턴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1992년 美 대선에서 도전자였던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가 당시 대통령이자 이라크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던 공화당의 조지 H W 부시 후보를 상대하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전쟁의 피로감에 젖어 있던 미국 유권자들에게 이 짧고 호소력 있는 구호는 선거의 프레임을 경제로 전환하면서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게 해준 일등공신이었다.
‘문제는 중산층이야, 바보야(It’s the middle class, stupid!)’ 이 구호는 지난 7월 미국에서 나온 신간 서적의 제목이기도 하다. 이 책은 2012년 11월에 실시되는 미국 대통령 선거의 핵심 화두가 ‘붕괴된 중산층을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그런데 중산층이 왜 중요한가? 중산층은 경제의 중심축으로서 나라경제를 이끌어가고 사회통합을 리드하는 역할을 한다.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좋은 중산층이 많아질수록 경제가 안정되고, 정치는 깨끗해지고, 민주주의가 발전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여기서 말하는 중산층이란 소득을 순서대로 나열해 한 가운데 위치한 중위소득을 기준점으로 삼아, 그 중위소득의 50%에서 150% 사이에 위치하는 가구를 가리킨다.
이와 같이 사회통합과 안정적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중산층이 두터워지기는커녕 지난 20년 동안 계속해서 감소 추세에 있다. 지난 20년간 1인당 GDP는 6000달러에서 2만달러로 3배 이상 증가했으나, 중산층의 비중은 1990년대 75% 수준에서 2011년 현재 64%까지 내려왔다. 물론 이 같은 중산층의 위기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세계화와 정보화가 진행됨에 따라 임시직, 일용직, 파트타이머, 파견직 등 불완전 고용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경우 2003년 카드사태 이후 자영업의 구조조정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는 사업소득 감소와 양극화 심화로 이어지고 있다.
중산층 비중 감소와 소득분배 악화 속에서 국민들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중산층 의식과 중산층의 소비 생활은 어떻게 변했을까? 지난 8월 초 설문 조사를 통해 알아본 결과는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2011년 현재 소득을 기준으로 통계청이 분류한 중산층 비중은 64%였지만,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주관적인 중산층 비중은 2012년 8월 현재 46.4%에 불과했다. ‘나는 저소득층’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전체의 50.1%를 차지했는데, 통계청의 소득 기준 저소득층 비율 15.2%보다 세 배 이상 많았다. 또한 최근 5년간 계층 하락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도 19.1%에 달했다. 그리고 이와 같은 계층 하락은 소득 감소와 부채 증가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중산층의 미래에 희망이 없다는 점이다. 향후 계층상승의 전망에 대해 질문한 결과,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98.1%로 압도적이었다. 국내외 경제의 어려움이 지속되는 가운데 알뜰소비를 늘리고 외식을 줄이는 등 내핍 생활이 확산되고 있다.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8년보다도 2012년 현재 집 크기를 줄이거나 싼 집으로 이사하려고 한다는 응답이 세 배가량 증가했다.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고 귀농을 고려하고 있다는 응답도 1998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이처럼 자신감을 상실하고 삶의 질이 하락하고 있는 중산층을 튼튼하게 만들고 그 비중을 확대하기 위한 과제는 무엇일까? 국민들은 물가 안정과 일자리 창출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정책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세대별 맞춤형 대책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20대는 청년일자리 창출, 30대는 주거 안정과 가계부채 연착륙, 40대는 사교육부담 완화, 50대 이상은 정년 연장과 노후소득 지원 등이 필요하다. 중산층이 튼튼해지고 늘어나서 사회가 안정되는 것이야말로 선진국이 되는 지름길이며, 국민행복 시대의 지표이기 때문이다.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문제는 중산층이야, 바보야(It’s the middle class, stupid!)’ 이 구호는 지난 7월 미국에서 나온 신간 서적의 제목이기도 하다. 이 책은 2012년 11월에 실시되는 미국 대통령 선거의 핵심 화두가 ‘붕괴된 중산층을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그런데 중산층이 왜 중요한가? 중산층은 경제의 중심축으로서 나라경제를 이끌어가고 사회통합을 리드하는 역할을 한다.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좋은 중산층이 많아질수록 경제가 안정되고, 정치는 깨끗해지고, 민주주의가 발전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여기서 말하는 중산층이란 소득을 순서대로 나열해 한 가운데 위치한 중위소득을 기준점으로 삼아, 그 중위소득의 50%에서 150% 사이에 위치하는 가구를 가리킨다.
이와 같이 사회통합과 안정적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중산층이 두터워지기는커녕 지난 20년 동안 계속해서 감소 추세에 있다. 지난 20년간 1인당 GDP는 6000달러에서 2만달러로 3배 이상 증가했으나, 중산층의 비중은 1990년대 75% 수준에서 2011년 현재 64%까지 내려왔다. 물론 이 같은 중산층의 위기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세계화와 정보화가 진행됨에 따라 임시직, 일용직, 파트타이머, 파견직 등 불완전 고용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경우 2003년 카드사태 이후 자영업의 구조조정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는 사업소득 감소와 양극화 심화로 이어지고 있다.
중산층 비중 감소와 소득분배 악화 속에서 국민들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중산층 의식과 중산층의 소비 생활은 어떻게 변했을까? 지난 8월 초 설문 조사를 통해 알아본 결과는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2011년 현재 소득을 기준으로 통계청이 분류한 중산층 비중은 64%였지만,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주관적인 중산층 비중은 2012년 8월 현재 46.4%에 불과했다. ‘나는 저소득층’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전체의 50.1%를 차지했는데, 통계청의 소득 기준 저소득층 비율 15.2%보다 세 배 이상 많았다. 또한 최근 5년간 계층 하락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도 19.1%에 달했다. 그리고 이와 같은 계층 하락은 소득 감소와 부채 증가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중산층의 미래에 희망이 없다는 점이다. 향후 계층상승의 전망에 대해 질문한 결과,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98.1%로 압도적이었다. 국내외 경제의 어려움이 지속되는 가운데 알뜰소비를 늘리고 외식을 줄이는 등 내핍 생활이 확산되고 있다.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8년보다도 2012년 현재 집 크기를 줄이거나 싼 집으로 이사하려고 한다는 응답이 세 배가량 증가했다.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고 귀농을 고려하고 있다는 응답도 1998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이처럼 자신감을 상실하고 삶의 질이 하락하고 있는 중산층을 튼튼하게 만들고 그 비중을 확대하기 위한 과제는 무엇일까? 국민들은 물가 안정과 일자리 창출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정책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세대별 맞춤형 대책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20대는 청년일자리 창출, 30대는 주거 안정과 가계부채 연착륙, 40대는 사교육부담 완화, 50대 이상은 정년 연장과 노후소득 지원 등이 필요하다. 중산층이 튼튼해지고 늘어나서 사회가 안정되는 것이야말로 선진국이 되는 지름길이며, 국민행복 시대의 지표이기 때문이다.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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