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캐릭터와 가상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감성형 챗봇이 AI 기업의 수익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AI 캐릭터와 대화하기 위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이용자가 늘어나면서다. 돈을 못 번다는 평가를 받아온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AI 기업들이 AI 친구·연인·오락 서비스로 매출을 올리기 시작했다.

"인공지능과 고민 상담"…부상하는 '동반자 AI'
3일 AI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수천만 명이 이미 ‘페르소나(독립적 인격) AI’와 우정 또는 연애 감정을 나누고 있다. 미국 AI 앱 레플리카의 유지니아 쿠이다 창업자는 “AI와의 로맨틱한 관계는 강력한 정신건강 도구”라고 강조했을 정도다.

이 분야 글로벌 1위 업체는 캐릭터닷AI다. 특정한 캐릭터를 갖춘 AI를 생성하고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다. 캐릭터닷AI의 기술을 활용해 만든 정신건강과 관련한 챗봇만 500개가량 올라와 있다. 상담사 AI를 만든 한 이용자는 “우울함과 불안 등 감정에 맞게 대답하도록 훈련시켰다”며 “현실 친구만으로 부족할 때 사람들은 AI에 접근한다”고 했다. 해외 커뮤니티 레딧에선 ‘AI 친구가 내 목숨을 살렸다’는 후기가 공유되고 있을 정도로 인기다.

AI 연인을 두는 사람도 늘고 있다. AI 동반자 앱 에인절AI(미국), 연애용 AI 챗봇 러버스(일본), 인플루언서 AI 서비스 엑스에바(중국) 등이 대표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앱이다. 한국에서도 스캐터랩(제타), 투플랫폼(재피), 커뮤트(로판AI) 등이 감성형 캐릭터 AI 서비스를 하고 있다.

그동안 B2C AI 서비스들은 막대한 운영 비용에 비해 돈을 못 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최근 들어선 분위기가 달라졌다. 국내 AI 서비스 뤼튼이 최근 캐릭터챗에 부분 유료화 전략을 적용하면서 매출을 내기 시작했다. 한 이용자는 “(유료) 슈퍼챗 모드를 한번 맛보면 다시 무료 버전으로 돌아가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유료 챗봇은 맥락을 더 정확하게 이해하고 주어진 역할과 상황에 완벽하게 몰입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뤼튼의 캐릭터챗은 출시 두 달 만에 월 매출 20억원 가까이 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용자의 의존도와 집중도가 높은 감성 AI 캐릭터 서비스는 과금에 대한 저항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다른 캐릭터 AI 서비스 제타도 음성 채팅 기능을 추가하면서 부분 유료화를 시도하고 있다. 캐릭터닷AI 역시 기본 서비스는 무료지만 월 9.99달러의 프리미엄 구독모델을 운영 중이다.

고은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