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침해해도 이득?"…솜방망이 배상에 기업들 악용 [오성환의 지식재산권 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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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징벌적 손해배상 인정에 소극적
'5배 배상' 규정에도 현실은 2배 수준
고의성 요건 강화…특허 침해 방조 우려
'5배 배상' 규정에도 현실은 2배 수준
고의성 요건 강화…특허 침해 방조 우려
한경 로앤비즈의 'Law Street' 칼럼은 기업과 개인에게 실용적인 법률 지식을 제공합니다. 전문 변호사들이 조세, 상속, 노동, 공정거래, M&A,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 이슈를 다루며, 주요 판결 분석도 제공합니다.

'배상액 5배' 규정 무색한 소극적 법원 판결
기업들은 특허침해가 적발되더라도 자신이 얻은 이익의 10분의 1만 배상하면 된다는 안일한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실제 침해로 얻은 이익을 모두 밝히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하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9년 특허법 개정으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도입됐다. 지난 2월에는 배상액 한도를 기존 손해액의 3배에서 5배로 상향 조정했다. 특허법 제128조 제8항은 '고의적인' 특허 침해에 대해 최대 5배까지 배상액을 인정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법원이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한 사례가 극히 드물며, 인정하더라도 배수 적용이 소극적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러한 소극적 판결 경향은 특허 침해를 방조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법원, '고의성' 요건 너무 엄격하게 적용
법원이 징벌적 손해배상 판결을 소극적으로 내리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고의성' 인정 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다. 특허법 제128조 제9항에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판단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로 ▲침해자의 우월적 지위 ▲고의성 여부 ▲침해에 따른 경제적 이익 ▲피해 규모 ▲침해 기간 등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법원은 이 요건을 매우 엄격하게 해석하여, 사실상 명백한 침해 사례조차 고의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둘째, 법원이 여전히 전통적인 손해배상 원칙에 따르고 있다. 전통적으로 우리 법원은 손해배상액을 실제 발생한 손해 범위 내에서 산정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하지만 특허 침해는 그 특성상 실제 손해를 정확히 입증하는 것이 어렵다. 특히, 침해자가 침해 행위를 은폐하거나, 매출 자료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는 경우, 피해자가 손해액을 입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이러한 상황에서 법원이 손해배상을 제한적으로 인정할 경우, 침해자는 침해를 지속할 유인을 갖게 된다. 특허 침해자가 소송에서 패소하더라도, 그동안 특허를 무단으로 사용하여 얻은 이익이 배상액보다 클 경우, 침해자는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침해를 지속할 이유가 생긴다.
최근 판결도 '2배 배상'에 그쳐
다행히 최근에는 법원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한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다. 특허법원은 한 사건에서 피고의 고의적인 특허 침해를 인정하고, 손해액의 2배를 배상하도록 판결했다. 해당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가 특허권자의 기술을 침해하여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얻었으며, 침해 기간이 길고 반복적으로 이루어진 점을 고려하여 배상액을 증액했다.
이 판결은 특허 침해에 대한 경고를 보낸 것으로 평가되지만, 여전히 법원이 인정한 배상액이 손해액의 2배 수준에 그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법원이 더 강력한 판결을 내리고, 5배 배상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해야만 특허 침해를 근절할 수 있을 것이다.
"법원, 보다 적극적인 태도로 나서야"
특허 침해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는 특허권자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하고, 침해를 예방하는 중요한 장치다. 그러나 현재 법원의 소극적인 태도로 인해, 이 제도의 실효성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법원은 특허 침해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을 보다 적극적으로 판결해야 한다. 특히, 손해배상액 산정 시 고의적인 침해에 대해서는 5배 배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이를 통해 특허 침해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특허권자의 권익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현재 다수의 징벌적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고 있으며, 특허 침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과 효과적인 손해배상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또한, 현재 기대하고 있는 중요한 판결이 있으며, 이를 통해 특허권자의 권리를 강력히 보호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를 위해서는 법원이 징벌적 손해배상을 보다 적극적으로 판결할 수 있도록 법리적 주장을 강화하고, 특허권자들이 실질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전문성을 바탕으로 최적의 소송 전략을 잘 세우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특허 침해해도 이득?"…솜방망이 배상에 기업들 악용 [오성환의 지식재산권 분쟁]](http://img.toplightsale.com/photo/202503/01.39673639.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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