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 수천만원 든다더니…'드레스 0원' 신혼부부의 비결 [요즘 결혼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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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부부 '셀프 웨딩' 열풍
2025 결혼시장 리포트, 웨딩도 '가성비' 있게
스드메 비용 상승에 올해 평균 500만원 전망
2025 결혼시장 리포트, 웨딩도 '가성비' 있게
스드메 비용 상승에 올해 평균 500만원 전망
웨딩 시즌이 다가오지만 예비부부들의 고민은 깊다. 치솟는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 메이크업)·예식장 비용에 '웨딩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다. 이에 셀프 웨딩과 가족 식사 대체가 늘고, 국제결혼과 결혼정보회사(결정사) 이용도 증가하는 추세다.
효율성과 실속을 중시하는 MZ세대가 만든 결혼 시장의 변화, 한경닷컴이 직접 들여다본다.

올해 4월 결혼을 앞둔 이예림(29) 씨는 웨딩 촬영과 청첩장을 직접 준비하며 비용을 최소화했다. 특히 드레스 비용을 0원으로 맞춘 것이 포인트. 중고로 구매한 드레스를 다시 되팔아 실질적으로 무료로 준비했다.
이 씨는 "가까운 지인이 영상 전문가라 촬영을 부탁했고 헬퍼도 친한 동생이 도와줬다"며 "원본 사진 추가, 보정 요청 등 모든 게 추가 비용이 들어 부담스러웠고 사진과 영상을 전공한 만큼 직접 하는 게 나은 거 같아 셀프 보정했다"고 말했다.
'웨딩플레이션' 심화…비용 절감 위해 직접 준비

지난해 결혼정보업체 '듀오'가 당해 기준 2년 이내 결혼한 신혼부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스드메' 패키지 비용이 전년 대비 8% 증가해 평균 360만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웨딩 업계에 따르면 올해 이러한 상승세가 지속돼 스드메 평균 비용은 400만~5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7월 결혼한 박진홍(29) 씨 부부는 웨딩 촬영과 드레스 준비를 직접 했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스튜디오 촬영 대신 방송국에서 일하는 지인에게 촬영을 부탁하고, 친한 친구들이 스태프로 도와줬다. 이를 통해 촬영비 50만 원, 촬영용 메이크업 10만 원, 의상비 20만 원 등 총 100만 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했다.
박 씨는 "웨딩 촬영을 지인이 도와주고, 의상은 결혼한 친구에게 빌렸다"며 "비용도 아끼고 특별한 추억도 만들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같은 해 12월 결혼한 박경현(33) 씨 부부는 △웨딩홀 직접 투어 △셀프 웨딩 스냅 촬영 △부케 직접 제작 △청첩장 셀프 제작 등을 통해 비용을 줄였다. 특히 웨딩 촬영 부케를 강남 꽃시장에서 직접 꽃을 사 와 만들어 약 40만원을 아꼈다.
그는 "결혼 준비 과정에서 플래너 비용, 스드메 계약, 예복, 반지, 본식 스냅 등 수많은 항목에 추가 비용이 발생하더라"며 "그래서 가능한 부분은 직접 준비해 비용을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스드메 패키지 비용 증가에 셀프웨딩 '중고거래'도 활발

중고 거래 플랫폼 등에서 셀프웨딩 관련 소품을 사고파는 모습도 심심찮게 포착되고 있다. 10일 당근,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에 '셀프웨딩', '베일', '웨딩드레스' 등의 키워드로 검색하면 셀프웨딩에 필요한 매물들이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유튜브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셀프 웨딩 노하우를 공유하는 예비부부들이 늘어나면서, 이 같은 흐름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셀프웨딩' 키워드에는 게시물 177만개가 올라왔으며 '셀프웨딩촬영' 29만7000개, '셀프웨딩드레스' 23만7000 등 이와 관련된 콘텐츠 수백만개가 공유돼 있다.
"젊은 세대 의미 있고 실리적인 소비 원해"
전문가들은 웨딩플레이션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셀프 웨딩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김시월 건국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요즘 물가도 오르다 보니 젊은이들이 형식적이고 비싼 결혼 준비보다는 실리적이고 의미 있는 소비하기 위해 이러한 셀프 웨딩 준비를 지향하고 있는 것 같다"며 "여기서 절약한 비용을 모아 신혼여행이나, 부동산 등에 더 투자하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지금 결혼식장 이외에 들어가는 큰 비용을 줄여 우리끼리 해보자 하는 부분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 것 같다"며 "웨딩사진에 사용되는 드레스 같은 경우 한번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여기서 실질적으로 비용을 아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한 디지털 기술에 익숙한 세대라 포토샵, 영상 편집 등을 유튜브 등을 통해 배워서 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금만 시간을 투자하면 결혼에 들어가는 일정한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생각해, 이런 셀프 웨딩이 앞으로도 결혼 문화 중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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