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 상가 반년째 공실…유연한 정책이 필요합니다 [최원철의 미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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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전국 상가에서 공실률이 치솟고 있습니다. 소상공인 폐업도 급증하면서 올해 1월 자영업자 수가 550만명으로 불과 두 달 전보다 20만명이나 감소했다고 합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자영업자 수가 590만명에 달했고, 1998년에는 561만명으로 줄었다가 다시 증가했으나, 지금은 그때와 매우 다릅니다. 단지 경기 침체와 고물가, 인건비 상승 때문만은 아닙니다.

국내에도 비슷한 곳이 있습니다. 신세계가 코엑스와 수원 스타필드에 만든 '별마당 도서관'입니다. 이곳은 항상 국내외 관광객이 찾아올 정도로 멋진 공간으로, 유튜브에서도 한국에 가면 꼭 가봐야 하는 상업시설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유튜브 시대이기 때문에 이런 랜드마크 공간은 사람들을 끌어들이며, 항상 많은 사람이 몰리게 됩니다.

극장도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1회 이용요금이 넷플릭스 구독료보다 더 비싼 CGV는 결국 희망퇴직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기존 상업시설들은 빠르게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고, 공사비와 분양가가 급증하면서 임대료로 유지를 할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그래서 나온 말이 바로 ‘상가를 분양받으면 그 집은 상갓집이 된다’는 말입니다.
비어 있는 상가는 소비자가 필요한 공간으로 변화시켜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서울은 주거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고 원룸 월세가 폭등하는 상황입니다. 일반 직장인이나 대학생들이 학교 근처에 저렴하게 거주할 공간은 부족한데, 상가나 소형 오피스 빌딩들은 텅텅 비어 있습니다.

비어 있는 상가나 중소형 오피스를 서울에서는 소형 주거나 공유숙박시설로 바꾸고, 세종시나 다른 지역에서는 각 지역에 맞는 용도로 변환해야 합니다.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공간으로 바꿔야만 비어있는 많은 공간을 채울 수 있습니다. 코로나 시기 비어 있던 베니키아 호텔도 서울시가 공유형 주거로 바꿔 성공한 사례가 있습니다.
세상은 인공지능(AI), 로봇, 도심항공교통(UAM) 등으로 빠르게 변화하는데, 기존 상가나 소형 오피스는 규제에 묶여 공실로 남아 있습니다. 이제는 과감하게 규제를 폐지해야 할 때입니다. 도시마다 여건이 다른 만큼, 일률적인 규제를 적용하기보다는 지역 상황에 맞춘 유연한 정책이 필요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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