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사각지대 '모니터 화면 촬영' 막는다
지난해 1월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을 중국 업체에 넘긴 직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의 주요 수법 중 하나가 모니터 화면을 스마트폰 등으로 촬영한 뒤 사진 파일을 건네는 방식이었다. 주요 기업과 기관들이 이동식저장장치(USB) 같은 물리적 저장 장치와 종이 문서 유출을 차단하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모니터 화면을 촬영하는 행위는 사실상 사각지대로 방치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의 비전테크 기업 씨유박스가 개발한 ‘씨유온(SEEUON)’은 얼굴 인식을 포함한 14개 AI 기능을 사용해 모니터 촬영을 차단하는 보안 솔루션이다.

씨유온은 본인 인증, 타인 동석 상황뿐 아니라 스마트폰 등 촬영기기 감지 등의 기능을 갖췄다. 촬영 행위가 감지되면 0.5초 이내에 모니터 화면이 차단된다. 근무자의 개인용 컴퓨터상에서 실시간 탐지가 가능하다. 이상 징후 탐지 결과는 곧바로 관리자에게 전송된다.

기술패권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가속화하면서 국가 핵심기술 유출 우려가 큰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국가정보원 등에 따르면 산업기술 해외 유출 적발 건수는 2016년까지 누적 25건 정도였으나 최근 들어 해마다 20여 건이 발생하고 있다.

남운성 씨유박스 대표(사진)는 “날로 지능화하는 기술 유출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보안 솔루션 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화면 유출은 사각지대로 방치됐다”며 “최근 기술 유출이 대부분 모니터 화면 촬영으로 이뤄지는 만큼 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기관의 대응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씨유박스는 AI 기반의 안면인식 기술에 강점을 가진 회사다. 인천국제공항의 스마트패스, 정부 청사의 얼굴 인식 출입 시스템 등에 씨유박스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만 208장을 확보했을 정도로 수준급 AI 컴퓨팅 인프라를 갖췄다. 98명의 직원 중 연구개발(R&D) 인력 비중이 절반을 차지한다. 지난해 매출은 144억원이다.

이정선 중기선임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