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시설만 30일간 공격 중단"…갈길 먼 우크라 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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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푸틴 합의…3년만에 '부분 휴전'
美·러, 반쪽짜리 휴전안 합의
트럼프, 전면 휴전 못 이끌어내
"푸틴 유리한 협상" 평가 잇따라
23일 사우디서 논의 이어갈 듯
美·러, 반쪽짜리 휴전안 합의
트럼프, 전면 휴전 못 이끌어내
"푸틴 유리한 협상" 평가 잇따라
23일 사우디서 논의 이어갈 듯

◇러시아에 유리한 합의

이 합의는 지난 3년간 이어진 전쟁에서 처음으로 상호 합의된 공격 중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SNS에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와 관련해 “매우 좋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러시아에 유리하게 흘러갔다는 평가가 많다. 당초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30일간 전면 휴전’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 방안은 푸틴 대통령의 반대로 끝내 타결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취재진에게 30일 전면 휴전안에 러시아도 동의할 것이라고 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합의안대로라면 에너지·인프라 시설 공격만 중단될 뿐 다른 분야에선 전쟁이 계속될 수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러시아 정상의 통화 직후 우크라이나에서는 공습 사이렌이 울리고 폭발음이 이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당초 미·러 정상 간 합의 후 “안정적이고 정의로운 평화로 이끄는 모든 제안은 지지할 것”이라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지만 밤사이 러시아가 드론 40여 대를 동원해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것을 거론하며 “오늘 푸틴은 사실상 전면 휴전 제안을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쟁을 질질 끌려는 푸틴의 시도에 맞서 세계는 이를 거부하는 것이 옳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푸틴 대통령이 겉으로는 평화 회담에 참여하는 것처럼 보이기에 충분한 것에만 동의하면서 전장에서는 진격을 위한 시간을 끌고 있다”고 지적했다. 듀크대 샌퍼드공공정책대학원의 유럽 안보 전문가 수전 콜번은 로이터통신에 “제한적인 휴전 합의는 러시아와의 관계 정상화를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 의지가 반영된 것이며, 동시에 러시아의 시간 벌기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요구한 양보 수준이 너무 낮다”고 했다.
◇종전 협상도 난항
종전 협상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는 그동안 내세운 종전 조건을 고수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외국의 군사 원조와 정보 공유 완전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또 ‘위기의 근본 원인’을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러시아의 ‘안보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 영토에 군사 자원을 남겨두지 않겠다는 의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푸틴 대통령의 목표는 사실상 독립 국가로서 우크라이나의 존립을 끝내고, 옛 철의 장막 동쪽으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확장 대부분을 되돌리는 것”이라고 보도했다.중동에서 진행될 협상도 낙관하기 어렵다.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중동특사는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오는 23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알렸다.
종전 협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러시아군의 철군 조건,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 문제, 유럽 국가들이 추진하는 평화유지군 배치 등의 문제가 쟁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우크라이나의 협상 참여 시기와 방식도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문제도 미국과 러시아 간 해결해야 할 문제 중 하나다.
유럽은 공동 대응을 약속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목표는 우크라이나의 정의롭고 지속적인 평화”라며 부분 휴전이 여기에 중요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환영했다. 우크라이나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한경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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