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인베스트먼트
[돈 되는 ESG ETF] 고성장 산업, 주주환원보다 자본투자 주목해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무엇을 우선시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배당과 지배구조만 조명했던 과거와 달리 반도체 등 기술집약적 산업은 혁신 제품 숫자를 늘리는 것이 기업가치 제고에 유리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국은행이 지난 3월 17일 발간한 ‘주주환원 정책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에서 이들 업종의 경우 주주환원보다 자본투자가 기업가치 제고 효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기업가치 제고, 업종별 특성 감안해야

한국은행은 주주보호가 취약한 우리나라에서는 주주환원 확대가 기업가치 제고에 효과적이라고 분석했지만, 업종별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평가한다. 대규모 자본 지출이 필요한 고성장 산업의 경우 주주환원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고성장 산업에서 자본 지출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밸류업 지수 구성에서도 업종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

정부 주도로 기업가치를 올리겠다는 발상은 전 세계에서 한국, 중국, 일본만이 유일해 동아시아적 측면이 있는데, 이번 한국은행 연구 결과와도 일맥상통한다. 업종별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고 일방적 ROE-PBR 개선을 요구했던 일본의 상장기업은 IR 자료에서 저마다 밸류업 계획을 내놓았지만, 결과적으로 밸류업 성과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업종별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주가를 올려보라고 다그치기만 해서는 성과가 나올 수 없다는 방증이다.

다만 정부 주도로 혁신기술에 투자해온 결과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중국 기술주는 가치를 재평가받고 있다. 올해 들어 가장 강한 증시 성과를 기록하는 것이 중국 기술주이며, 중국은 빅데이터, 로봇, 양자, 인공지능(AI) 등 신성장 산업 분야에서 성과를 인정받기 시작했다. 결국 증시 성과의 기반은 혁신이 가져오는 이익 성장에 있기 때문이고, 미국 기술주가 장기 우상향을 구가했던 것도 같은 이유다.

기업이 더 성장하지 않는다면 주주환원이라도 하라는 것이 배당주 투자로, 배당주 지수 구성 종목이 은행, 에너지, 유틸리티 등 구산업에 집중되는 이유다. 한국은 아직 AI, 로봇, 양자 등 신성장 산업에 제대로 투자해본 적도 없는데, 미래 먹거리를 위한 경쟁에 참가해보지도 않고 포기할 수는 없다. 성장 산업에서는 신성장동력 육성을 위한 자본 재투자가 장려되어야 하며, 한국의 세계적 인터넷 보급률, 높은 디지털화 등을 고려할 때 충분한 성장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한다.

[돈 되는 ESG ETF] 고성장 산업, 주주환원보다 자본투자 주목해야


지수 추종형 밸류업 패시브 ETF 성과 주목

밸류업 지수에 대한 우려와 달리 지수 추종형 밸류업 패시브 ETF는 코스피, 코스닥을 상회하고 있다. 밸류업 ETF가 상장된 2024년 11월 4일을 기준으로 계산해도 현재까지 코스피 대비 초과 성과는 +362bps 수준이다. 코리아 밸류업 원지수는 대형주 비중이 93%, 시총 가중 편입 방식으로 소형주 편입비는 거의 없으며, 업종비는 IT 34%, 금융 20% 순서다.

최근 우수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는 상품은 KoAct 코리아 밸류업 ETF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재해석한 과감한 종목 편·출입을 투자 포인트로 제시한다. 산업 트렌드에 따른 업종 비중 조절과 편입 예상 종목도 포함하는 포트폴리오 구성이다. 지수 편입 기대 종목의 경우 주주환원율,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개선과 지수 편입 기대감으로 주가가 먼저 상승할 것이라는 점을 활용한다.

KoAct ETF는 적극적인 중소형주 편입으로 중형주 22%, 소형주 2%까지 비중을 올렸으며, IT 비중은 39%로 확대, 금융주 비중은 11%로 축소했다. 최근 특히 성과를 낸 것은 LS, 리노공업, 동진쎄미캠, 코미코, CJ, 한솔케미칼 등 원지수 비중이 미미했던 종목에 대한 비중 확대에 기반하고 있다.

밸류업 액티브 ETF는 성과 편차 확대로 성과가 우수한 KoAct ETF를 제외하면 패시브 대비 부진한 실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액티브 ETF가 3종목뿐으로 평균으로 비교하면 밸류업 액티브 성과가 패시브보다 부진하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반면 패시브형 ETF는 지수 복제로 상품별 성과 편차가 크지 않다. 다만, 액티브형 ETF가 비중 확대한 종목에 대한 성과를 평가하기에는 아직 운용 기간 자체가 짧다는 판단이다.

동종 유형에서 성과 1위를 기록 중인 ACE 주주환원가치주 ETF는 지배구조 변화, 자본 재배치로 ROE 증가 기업을 선별한다. 2022년 11월 상장해 ‘에프앤가이드(FnGuide) 올라운드 가치주 지수’ 대비 초과 성과를 목표하며, 한국투자신탁운용 측은 지배구조 변화에 수혜받는 중견·중소기업을 직접 발굴해 투자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현재 월간 +6.7%, 연초 이후 +10.3%의 성과를 기록 중이다.

[돈 되는 ESG ETF] 고성장 산업, 주주환원보다 자본투자 주목해야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ESG팀 수석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