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해운협회 제공
사진=한국해운협회 제공
'해운업 대부'로 꼽히는 박현규 한국해사문제연구소 이사장(사진·고려해운 명예회장)이 지난 23일 별세했다. 향년 98세.

박 이사장은 우리나라 해운업 역사의 산증인으로서 해운산업 육성과 해운물류 분야 학술사업, 인력 양성, 단체 육성 등 해운업 발전에 기여해왔다.

박 이사장은 1946년 진해고등상선학교(한국해양대 전신) 항해학과에 들어가 해양대 1기 졸업생이 됐다. 1948년 이등 항해사로 해운업에 발을 디딘 그는 1950년 부영선박을 흡수 창립한 국영기업 대한해운공사에서 일등항해사로 한국전쟁을 맞았다. 1954년 초대 노조위원장을 지냈고, 1955년 한국해기사협회의 전신인 대한해기원협회 부회장에 선임됐다.

박 이사장은 한국 선급(船級) 협회 설립에 기여하기도 했다. 1950년대만 해도 한국 선박은 세계 최대인 로이드선급협회 등 외국 선급협회에 등록돼 있었다. 대한해운공사 해무조사역(과장)으로 근무하던 고인은 1960년 5월 황부길(1909∼1995) 해무청장에게 선급협회 설립을 제안했다.

박 이사장은 1964년에는 풍국해운을 창업했고, 1966년 이학철 고려해운 창업자와 신태범 고려해운 상무 등과 의기투합해 회사를 합병하면서 현재의 고려해운을 탄생시켰다. 그는 1972년 고려콘테이너터미날(현 KCTC)을 창업했고, 1980년 친정인 고려해운로 복귀해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다. 현재 고려해운은 장남인 박정석 회장이 이끌고 있다.

1978년 8월 '한국해법회'(현 한국해법학회)를 창립했으며 1985년 한국해사문제연구소 이사장 겸 월간 '해양한국' 발행인에 취임했다. 1988년 제1호 '해운의 탑', 2010년 한국선주협회 창립 50주년 기념 첫 공로패를 각각 받았다. 해양수산부는 2020년 바다의 날을 기념해 한국 해운물류산업에 크게 기여한 박 이사장에게 최고 영예인 ‘금탑산업훈장’을 수여했다.

유족은 부인 이화숙씨와 사이에 2남1녀(박정석 고려해운 회장, 박선아 감정평가사, 박주석 경희대 교수) 등이 있다.

신정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