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1월 현재 65세인 노인 연령 기준을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요즘 노인들은 '액티브 시니어'로 불릴 만큼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사회적으로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여기에는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복지 비용이 급증할 것이란 우려도 깔려 있다.
시니어를 읽어야 미래가 보인다
고려대 고령사회연구원이 집필한 <대한민국이 열광할 시니어 트렌드 -디지털 시니어의 탄생>은 정부를 넘어 기업 차원에서 미래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시니어들의 특성을 압축적으로 제시한다. 라이프스타일, 금융, 건강, 여가 등 주요 키워드별로 변화된 시니어들의 행동 패턴을 설명하며 이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노인들은 온라인 세상에 익숙해지며 '디지털 시니어'로 변신했다. 50대 여성의 전자상거래 이용률은 40%에 달하고, 간편 결제에 대한 선호도 역시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를 토대로 연구원은 "시니어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며 시니어 친화적 환경을 조성한다면, 분명 시장에서 성공을 거울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시니어를 겨냥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국내외 기업들의 사례도 소개한다. 미국 메타버스 기업 렌데버는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해 노인들의 정신 건강 문제를 완화해준다. 과거 추억이 깃든 장소를 가상으로 방문하게 해주는 등 노인들의 긍정적인 기억을 되살리고 정신적 안정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일본 최대 여행사 JTB도 'VR 트래블' 서비스를 통해 온천과 벚꽃 명소로 떠나는 가상 여행 경험을 제공한다.

네이버 역시 시니어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클로바 케어콜'은 인공지능(AI)이 정해진 시간에 돌봄이 필요한 대상에게 전화를 걸어 식사, 수면, 건강 상태 등을 확인하는 서비스다. 혼자 사는 노인들의 외로움을 달랠 뿐 아니라 건강상 문제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앞으로 개선될 여지가 있는 서비스 분야도 짚는다. 예를 들어, 시니어 특화 AI 서비스는 불분명한 발음이나 사투리를 정확히 인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다양한 음성 데이터를 토대로 AI 모델을 훈련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시니어 대상 서비스 개발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권할 만한 책이다. 연구원은 "디지털 시니어를 위한 기업들의 노력은 단순히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차원을 넘어 시니어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적 포용성을 높이는 중요한 과제"라며 "기술 개발뿐 아니라 사회적·윤리적 측면에서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허세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