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만에 연극 복귀 이영애…미모 뒤에 욕망 숨긴 '헤다 가블러'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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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사실주의 희곡의 대가 헨리크 입센의 '헤다 가블러'는 '여성판 햄릿'으로 불린다. 주인공 헤다 가블러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귀족 여인이다. 하지만 이면에 불안, 욕망과 파괴적인 본성을 숨기고 있다. 그는 결혼 후 권태를 느끼던 중 옛 연인 에일레트를 만나고 복잡한 감정에 휩싸이기 시작한다. 사회적 제약과 억압 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는 여성의 심리를 탐구한 작품이다.
오는 5월 7일부터 6월 8일까지 배우 이영애가 아름다움과 어두움이 공존하는 여인 헤다를 연기한다. 8일 서울 마곡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영애는 "결혼, 출산, 육아를 경험하며 느낀 감정들이 연기자로서 양분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연극 무대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데 더 늦어지기 전에 좋은 작품에 출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영애의 마지막 연극 출연작은 1993년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개관작 '짜장면'이다. 무려 32년 만에 돌아오는 연극 무대다. 이영애는 "20대 중반에 막 연기를 시작할 시기였다"며 "지하철역에서 전단지도 나눠주고, 포스터도 붙이고 시키는 대로 다 했던 기억이 난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오랜만에 도전하는 연극인 만큼 어려움도 있었다. 그는 가장 힘든 점으로 많은 대사량을 꼽았다. 이영애는 "대사가 정말 많아 체력적으로도 힘들다"며 "1막부터 4막까지 퇴장 없이 작품을 이끌어야 하는 부담도 있다"고 토로했다.
동시에 헤다라는 인물을 연구할수록 자기 안에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며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영애는 "하루하루 대본을 읽고 연습할 때마다 매번 다른 느낌"이라며 "나도 모르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과정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연출은 제54회 동아연극상 연출상을 받은 전인철이 맡아 첫 대극장 작품에 도전한다. 그는 2006년 연극 '고요'로 데뷔해 '키리에', '나는 살인자입니다', '지상의 여자들', '목란언니' 등 동시대 이슈를 독특한 방식으로 풀어내는 작품을 만들어왔다. 그는 "입센의 작품 속 여성들은 삶의 의지를 갖고 적극적으로 행동한다"며 "그 힘의 근원에 대한 호기심을 품고 접근한 작품이 헤다 가블러"라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은 2006년 로렌스 올리비에상을 받은 연극 및 영화감독 리처드 이어의 각색본으로 제작된다. 전 연출은 이 각색본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원작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인물 간 관계를 정교하게 해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헤다 역시 기존의 어두운 모습이 아닌 밝고 코믹한 인물로 그려질 예정이다. 전 연출은 "헤다를 그 시대를 살아가려고 노력하지만 고통스러워하는 인물로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주연을 맡은 이영애에 대해서는 "넓은 대극장 무대를 잘 활용해 놀랐다"며 "같이 연습해보니 귀엽고 사랑스러운 면도 많아서 이 다양한 모습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헤다의 남편 테스만역은 김정호가 맡았다. 헤다를 압박하는 판사 브라크는 지현준, 헤다의 옛 연인 에일레트는 이승주가 분한다.
한편 이 작품과 같은 시기에 국립극단도 '헤다 가블러'를 무대에 올린다. 박정희 국립극단장이 연출을 맡고 이혜영이 헤다를 분하는 이 공연은 LG아트센터 공연보다 딱 하루 늦게 개막한다. 전 연출은 "같은 작품이 동시에 공연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당황하고 걱정했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더 관심을 받게 돼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교범 기자
오는 5월 7일부터 6월 8일까지 배우 이영애가 아름다움과 어두움이 공존하는 여인 헤다를 연기한다. 8일 서울 마곡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영애는 "결혼, 출산, 육아를 경험하며 느낀 감정들이 연기자로서 양분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연극 무대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데 더 늦어지기 전에 좋은 작품에 출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영애의 마지막 연극 출연작은 1993년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개관작 '짜장면'이다. 무려 32년 만에 돌아오는 연극 무대다. 이영애는 "20대 중반에 막 연기를 시작할 시기였다"며 "지하철역에서 전단지도 나눠주고, 포스터도 붙이고 시키는 대로 다 했던 기억이 난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오랜만에 도전하는 연극인 만큼 어려움도 있었다. 그는 가장 힘든 점으로 많은 대사량을 꼽았다. 이영애는 "대사가 정말 많아 체력적으로도 힘들다"며 "1막부터 4막까지 퇴장 없이 작품을 이끌어야 하는 부담도 있다"고 토로했다.
동시에 헤다라는 인물을 연구할수록 자기 안에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며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영애는 "하루하루 대본을 읽고 연습할 때마다 매번 다른 느낌"이라며 "나도 모르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과정을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연출은 제54회 동아연극상 연출상을 받은 전인철이 맡아 첫 대극장 작품에 도전한다. 그는 2006년 연극 '고요'로 데뷔해 '키리에', '나는 살인자입니다', '지상의 여자들', '목란언니' 등 동시대 이슈를 독특한 방식으로 풀어내는 작품을 만들어왔다. 그는 "입센의 작품 속 여성들은 삶의 의지를 갖고 적극적으로 행동한다"며 "그 힘의 근원에 대한 호기심을 품고 접근한 작품이 헤다 가블러"라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은 2006년 로렌스 올리비에상을 받은 연극 및 영화감독 리처드 이어의 각색본으로 제작된다. 전 연출은 이 각색본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원작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인물 간 관계를 정교하게 해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헤다 역시 기존의 어두운 모습이 아닌 밝고 코믹한 인물로 그려질 예정이다. 전 연출은 "헤다를 그 시대를 살아가려고 노력하지만 고통스러워하는 인물로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주연을 맡은 이영애에 대해서는 "넓은 대극장 무대를 잘 활용해 놀랐다"며 "같이 연습해보니 귀엽고 사랑스러운 면도 많아서 이 다양한 모습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헤다의 남편 테스만역은 김정호가 맡았다. 헤다를 압박하는 판사 브라크는 지현준, 헤다의 옛 연인 에일레트는 이승주가 분한다.
한편 이 작품과 같은 시기에 국립극단도 '헤다 가블러'를 무대에 올린다. 박정희 국립극단장이 연출을 맡고 이혜영이 헤다를 분하는 이 공연은 LG아트센터 공연보다 딱 하루 늦게 개막한다. 전 연출은 "같은 작품이 동시에 공연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당황하고 걱정했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더 관심을 받게 돼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교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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