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동문과 지인을 상대로 딥페이크 성범죄물을 제작·배포한 운영자들이 구속 상태로 대거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정희선)는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를 받는 운영자 A씨(24) 등 8명을 구속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 일당은 2022년 8월부터 작년 12월까지 인천지역 대학 여성 등 41명을 대상으로 허위 영상물을 제작해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A씨 등은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서 ‘지인 능욕방’을 조직적으로 개설·운영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와 피해자가 재학 중인 대학 이름을 붙여 ‘OO대 OOO(이름)’ 식으로 대화방을 만들었다. A씨 일당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동문 여성이나 지인의 얼굴에 다른 여성의 나체 사진을 합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SNS에 올라온 피해자들의 사진과 개인정보를 가져와 활용했다.

A씨는 이 대화방을 개설자, 관리자, 참여자로 나눠 적극 동조하는 사람에게 권한을 부여해 허위 영상물을 다른 텔레그램 방에 공유하도록 독려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A씨가 텔레그램 대화방이 없어질 경우를 대비해 이른바 ‘대피소’를 운영하며 참여자를 늘리고, 수사기관을 피하기 위해 철저하게 텔레그램만 사용한 것으로 봤다.

일당 중 단체대화방 관리자인 B씨(31)는 피해자 사진을 2575회 편집·합성해 2279개 영상물을 게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공범인 C씨(19)는 성 착취물 3020개를 소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수사 초기부터 경찰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텔레그램 본사에 국제공조를 요청해 참여자들의 인적 사항을 특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의 ‘잊힐 권리’를 위해 다각적인 보호·지원 방안을 시행했다”며 “디지털 성범죄에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박시온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