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3일 '한·미 2+2 관세 협의' 참석차 방미 길에 오르면서 "25% 관세로 산업에 큰 피해가 있는 자동차 분야는 신속하게 해결책을 마련하도록 최선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하기 앞서 취재진과 만나 "무역 불균형 문제, 조선·에너지 협력 같은 그동안 준비한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라며 이 같이 강조했다. 안 장관은 "한미 양국이 향후 윈윈할 수 있는 협의 토대를 구축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안 장관은 "차분하고 신중하게 협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회담과 같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의'에 직접 나서거나, 방위비 분담 의제를 미국 측이 꺼낼 경우 대안이 있냐는 질문에 "일본 상황을 잘 알고 있고, 여러 가능성에 대해서 열어놓고 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18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 주최 '에너지 혁신 포럼'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18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 주최 '에너지 혁신 포럼'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대통령 부재 상황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시간이 필요한 경우에는 다음 정부와 잘 협의해서 바통을 이어서 우리 산업계를 보호할 수 있도록 최선 다하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안 장관의 방미는 지난 2월 26~28일, 3월 20~21일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안 장관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오는 24일 오전 8시(현지시간)부터 미국 측의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논의를 진행한다. 이후 카운터파트인 그리어 USTR 대표와의 개별 협의도 준비돼있다.

산업부에서는 이번 대표단에 자동차, 조선분야 등 산업을 총괄하는 박성택 1차관과 함께 자동차과, 조선해양플랜트과 담당 실무진이 파견한다. 각 부처에서도 혹시 모를 비관세장벽 논의에 대비하기 위해 대규모 협상단을 파견한다. 안 장관은 "그동안 실무 차원에서 비관세장벽 문제에 대해 협의를 해왔는데, 이번에 내실 있는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오는 10월부터 외국산 자동차 운반선에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한 데 대해선 "USTR과 협의할 예정인데, 여러 양국 간 교역에서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는 원만한 해결책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장관은 방미에 앞서 자동차와 철강 품목 관세(25%)에 대한 미국 측의 우호적 조치를 이끌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이번 협의의 의제는 미국 측이 원하는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와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협력, 조선 분야 협력 등이 3대 의제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했던 쌀·소고기 등의 비관세 장벽이 논의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미국이 동맹국과의 '속전속결'을 원하는 반면, 한국은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이라 협의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대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