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참여의 충격파…테슬라 실적 부진에 머스크 복귀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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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자동차 매출 20% 감소
22일(현지시간) 테슬라는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 1분기(1~3월)에 매출 193억3500만달러를 올렸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9.38% 줄어든 수치이자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평균 전망치(211억1000만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핵심 사업 부문인 자동차 사업 매출이 작년보다 20% 가량 줄어든 탓이 컸다. 영업이익은 65.8% 급감한 3억9900만달러, 순이익은 70.5% 쪼그라든 4억900만달러에 그쳤다.테슬라는 매출 감소 원인으로 차량 인도 실적 부진, 모델Y 신제품 생산 준비를 위한 4개 공장 생산 라인 개편, 차량 평균 판매 가격(ASP) 인하 등을 꼽았다. 인공지능(AI) 프로젝트 투자가 늘어난 것도 수익에 타격을 줬다. 회사 측은 “급변하는 무역 정책이 테슬라와 경쟁사의 글로벌 공급망과 비용 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자동차와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테슬라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을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에서 생산하지만, 멕시코 등 이웃 국가로부터 부품을 조달하고 있다. 테슬라 전체 부품의 20%가 멕시코에서 온다.
○정치 참여가 반감 일으켜
외신은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확대된 머스크의 국내외 정치 활동을 지목했다. 머스크 CEO가 미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서 연방기관 지출 삭감 작업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테슬라에 대한 반감이 커졌다는 것이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지난 9∼13일 미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47% 이상이 테슬라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날 보도했다. 미국의 또 다른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보인 응답자가 10%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머스크 CEO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약 50%가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특히 민주당을 지지하는 층에서 머스크 CEO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았다. 머스크에 대한 순(純) 지지도(긍정 비율에서 부정 비율을 뺀 수치)는 민주당 지지층에서 -82로 극히 낮았고, 무당층에서 -49, 공화당 지지층에서는 +56으로 나타났다.
CNBC는 “요즘 일반 대중과 투자자들의 공통점은 테슬라나 머스크에 대해 큰 호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올해 들어 미국에서는 테슬라 매장 습격, 테슬라 차량 및 충전소 방화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머스크에 반감을 드러내며 갖고 있던 테슬라 차량을 헐값에 매각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머스크 "회사에 더 할애하겠다"...주가 급등
실적 부진에 부담을 느낀 머스크 CEO는 다음 달부터 정부 업무를 줄이고 테슬라 경영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정부 내에서 DOGE의 주된 작업이 대부분 끝났다”며 “다음 달(5월)부터는 그 작업에 할애하는 시간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다만 DOGE 수장 사임엔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가 막은 낭비와 부정이 다시 몰아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일주일에 하루 이틀은 정부 업무에 할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테슬라 실적에 악영향을 준 관세 정책과 관련해선 “관세 인하를 계속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최근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테슬라 위기론도 일축했다. 그는 “나는 회사의 미래에 대해 극도로 낙관적”이라고 자신했다. 테슬라는 당초 계획대로 6월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완전 자율주행 로보택시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테슬라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에 관해서는 “올해 말에 수천 대를 만들기 시작해 4년 이내에 연간 100만 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테슬라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머스크 CEO의 발언에 시장은 안도했다. 올해 들어서만 37.26% 하락한 테슬라 주가는 이날 시간 외 거래에서 종가(237.97달러) 대비 5.39% 상승했다. 또한 테슬라는 저렴한 신차 출시가 최소 3개월 지연될 수 있다는 로이터통신의 보도를 부인하며 “더 저렴한 모델을 포함한 신차 출시 계획은 올해 상반기 생산 시작을 목표로 진행 중”이라고 알렸다.
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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