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모터쇼에 참가한 글로벌 완성차회사들의 키워드는 ‘현지화’다. 한 해에 2500만여 대가 팔리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중국 브랜드의 위상이 높아지자 현지 전용 차량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아우디는 23일 중국 상하이 국가전시컨벤션센터(NECC)에서 개막한 ‘2025 상하이모터쇼(오토상하이)’에서 첫 양산 전기차 모델인 E5 스포트백(사진)을 공개했다. 공개 주체는 AUDI로, 아우디의 중국 전용 전기차 브랜드다. 엠블럼도 네 개의 링 대신 AUDI로 적는다.
E5 스포트백은 아우디와 상하이차가 공동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번 충전하면 최대 770㎞(중국 기준)를 달릴 수 있도록 제작됐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3.4초이며 급속 충전 10분 만에 주행거리 370㎞를 확보할 수 있다. 크기는 아우디 A5와 비슷하지만 외관 디자인은 기존 아우디와 완전히 다르다. 게르노트 될너 아우디 최고경영자(CEO)는 “E5 스포트백은 중국 고객에게 최적화된 차량”이라고 소개했다.
일본 회사들도 중국 업체와 함께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도요타는 이번 모터쇼에서 중국 파트너사인 광저우자동차(광치)와 함께 개발한 전기차 bZ7(현지명 보즈7)을 공개했다. 중국 엔지니어들이 주도해서 개발한 bZ7의 운영체제(OS)는 화웨이가 개발한 훙멍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는 도요타는 2021년 상하이모터쇼에서 전기차 브랜드 bZ를 발표한 뒤 중국에서 bZ4 등 신차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혼다는 중국 전기차 전용 브랜드 예(燁·Ye)의 두 번째 모델인 GT를 선보였다.
상하이모터쇼에 참가하지 않은 현대자동차그룹은 현지 차종 및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는 전날 상하이에서 중국 전용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일렉시오의 프리뷰 행사를 열었다. 실물은 다음달 공개할 예정이다. 기아가 2023년 중국 생산 첫 전용 모델인 EV5로 인기를 얻은 만큼 현대차그룹은 중국 전용 차량 개발을 확대할 계획이다. 상하이모터쇼에 참가한 현대모비스는 상하이연구소에서 개발한 70형 증강현실 헤드업디스플레이(AR-HUD)와 47개 스피커를 장착한 사운드 데모카 등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