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커버 스토리 - ESG 자금, 혁신 산업에 몰린다 ④
인터뷰 - 이현주 우리은행 ESG기획부 부장
이현주 우리은행 ESG기획부 부장. 사진=김기남 기자
이현주 우리은행 ESG기획부 부장. 사진=김기남 기자
ESG 자금이 기후 기술, 친환경 인프라, 순환경제 등 산업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금융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이현주 우리은행 ESG기획부 부장은 최근 〈한경ESG〉와의 인터뷰에서 “금융은 ESG 혁신을 시장에 안착시키는 핵심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이 부장은 ESG 자금이 혁신 산업에 유입되는 배경으로 수익성과 지속가능성이라는 2가지 가치를 꼽았다. “태양광, 바이오, 스마트 모빌리티 등은 사회문제 해결과 미래 성장성을 동시에 갖춘 분야”라며 “금융은 이 같은 산업에 자금을 연결하고, 비재무 성과를 평가해 리스크를 관리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그룹의 중장기 목표인 ESG 금융 100조 원 지원을 목표를 수립한 바 있다. 2021년부터 연간 10조 원 가량의 ESG 금융을 지원하고 있다. ESG 투자 및 PF, 기업 및 개인여신, 지속가능채권과 녹색채권 발행 등 다양한 영역에서 ESG 금융을 공급하고 있다.

실제 우리은행은 ESG 여신 확대를 위해 전담 조직과 체계를 마련했다. 기후 리스크 관리를 위한 금융배출량 측정 시스템을 운영중이며 지난해 말 발표된 녹색여신관리지침과 개정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를 반영한 여신 심사 체계를 구축했다.

전국 영업점에는 K-택소노미 기반 심사 시스템을 적용했고, 전담 인력을 배치해 실무 혼선을 줄였다. 여신 상품 출시 전 ESG 적합성 점검을 의무화하고 핵심성과지표(KPI)에 이를 반영해 영업 조직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ESG 혁신기업대출’도 2000억 원 한도로 운영 중이다. 대기업과 협력해 공급망 협력사에 금리 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등 실질적 금융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K-택소노미는 ESG 자금을 혁신, 친환경 사업으로 흘러보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부장은 “자금이 실질적으로 지속가능한 활동에 투입되는지 검증하는 데 K-택소노미가 핵심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우리은행은 이 외에도 자체 점검표를 통해 여신 대상 기업의 K-택소노미 기준 6대 환경 목표 부합 여부를 평가하고 있다.

그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탄소배출량 관리는 투자 포트폴리오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현주 부장은 향후 ESG 여신의 주요 대상 산업으로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모빌리티, 순환경제, 에너지 효율화 분야를 지목했다. 태양광·풍력·수소 등 재생에너지, 전기차 및 관련 부품 산업, 생분해성 소재와 스마트그리드 등은 기술·정책 유인이 결합돼 금융 유입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끝으로 이 부장은 “ESG 금융은 단순한 유행이나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니라, 기업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금융의 기준’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며 “금융은 ESG 생태계를 확장하는 실질적인 수단이다. 정책, 기술, 자금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금융권이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승균 한경ESG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