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내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자신의 정책 방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내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자신의 정책 방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혁신당 대권 주자인 이준석 후보가 28일 범보수 진영 단일화 구상인 '빅텐트론'에 대해 "반(反)이재명 논리로 뭉친 단일화 제안에는 '황금텐트'여도 함께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다만 정책 비전을 공유하는 상대에 한해 "빅텐트가 아니라 '스몰텐트'라도 합류하겠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내 서울외신기자클럽(SFCC)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보수 진영에서 거론하는 빅텐트는 여의도 정치꾼의 모임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단일화 구상에는 대한민국 미래에 대한 고민이 빠져 있다"며 "뜻이 맞는 상대와는 빅텐트가 아니라 스몰텐트여도 함께하겠다"고 했다.

'뜻이 맞는 후보'의 기준으로는 과학기술 패권전쟁과 글로벌 외교 통상 문제 등 당면한 문제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상대를 예로 들었다. 다만 그는 "지금까지 이러한 대화를 제안한 국민의힘 대선 경선 주자는 안철수 후보가 유일했다"고 선을 그었다. 두 후보는 지난 25일 안 후보 지역구인 경기도 판교 테크노벨리 광장에서 만나 과학기술을 주제로 약 100분간 대담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저지하기 위한 단일대오 형성 제안에는 "빅텐트 보다 좋은 '황금 텐트'여도 함께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재명을 막기 위해 모인다는 구상은 이 시점에서 국민들이 감동하실만한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윤석열 정부와 이재명 후보 사이 '상대방 감옥 보내기 경쟁'의 연장선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내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자신의 정책 방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내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자신의 정책 방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당대표를 역임하던 시절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한 질문에는 "매우 이상한 경험"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의 정치경력 부재, 그리고 항상 정치인들을 자기 아래에 있는 범죄자로 보려는 검사적 관점이 작용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중 윤 전 대통령과 비슷한 사람이 한 명 있다"고 지목했다.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검사 출신인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를 두고는 "실제로 저와 가까운 관계"라고 표현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 후보는 "한국 정치에서 많은 원로가 마지막 순간 대권에 도전하시다가 곤란한 상황을 겪으셨던 적이 많다"며 "선거일까지 남은 한 달 남짓의 시간 동안 국민들이 충분히 이해하시게끔 출마 이유를 풀어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명 후보를 맞상대할 전략으로는 지난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때 '동탄 모델'을 예로 들었다. 당시 이준석 후보는 민주당 우세로 점쳐졌던 경기 화성을에서 예상을 뒤엎고 최종 당선됐다. 이 후보는 "당시 20%가량의 무응답층이 마지막 순간에 저한테 몰표를 던져주셨다"며 "이번 대선에도 비슷한 비율의 무응답층 유권자가 있다"고 했다.

안시욱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