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유재산 전담기관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사장 권남주)는 전국 약 72만 필지의 국유지와 약 1700동의 국유 건물을 관리한다. 정부부처에서 더 이상 활용하지 않는 국유재산은 용도폐지 후 캠코로 이관된다.
캠코는 미활용 파출소 234곳도 경찰청에서 넘겨받아 관리 중이다. 민간에서 사용 가능한 폐파출소는 빌려주거나 매각해 지역경제에 생기가 돌 수 있도록 한다. 권리관계와 재개발 등 이슈로 당장 활용이 어려운 폐파출소는 어르신 일터, 청소년 교육체험관 등으로 바꿔 지역사회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지난 18일 부산 남구 문현파출소를 리모델링해 만든 ‘나라On 상생 일터’ 6호점 개관식을 열었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제공
캠코는 2023년부터 유휴 국유재산 활용과 사회적 취약계층 지원 강화를 위해 ‘나라On(온)’ 브랜드를 도입하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섰다. 나라On은 나라 재산의 활용 스위치를 ‘오프’에서 ‘온’으로 바꿈과 동시에 사회에 따뜻한 기운(온기)을 더한다는 뜻을 담았다.
첫 사업장은 2023년 9월 문을 연 나라On 시니어 일터 1호점이다. 부산의 옛 덕포파출소를 김밥집, 과일 가게, 책방 등으로 리모델링해 지역 어르신의 새로운 일터로 조성했다.
캠코는 전국 5곳에 일터를 추가로 마련했다. 나라On 시니어 일터를 통해 134개의 어르신 일자리가 새롭게 창출됐다. 나라On 사업장은 건물 사용에 따른 권리금과 보증금이 없고, 연간 국유재산 대부료(사용료)를 50% 감면했다. 국가와 지역의 상생 모델을 구축한 것이다.
캠코는 폐파출소에서 지역 청소년이 진로탐색과 인공지능(AI) 등 차세대 기술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지난해 11월 충북 청주에 나라On 미래교육체험관을 열었다. 장기간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던 폐파출소가 3차원(3D) 프린터 전시관, 로봇·AI 체험관 등으로 변모했다.
캠코는 취약계층을 위한 공간 조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 경남 양산에 발달장애인 자립 지원을 위한 쉼터 공간인 나라On 돌봄쉼터를 개장했다. 캠코가 유휴 국유지를 발굴·개간해 야외 활동이 부족한 장애인이 지역 주민과 함께 농작물 경작 및 양봉 체험 등을 할 수 있는 힐링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또 나라On 돌봄쉼터를 보건복지부 및 경상남도에서 주관하는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서비스’와 연계해 24시간 밀착 케어 등 발달장애인 자립 지원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했다.
캠코는 올해부터 부산에 있는 9개 공공기관이 함께 모은 부산경제활성화지원기금(BEF)을 통해 나라On 사업장의 조기 조성비용을 지원하는 등 기존 사업을 고도화하고 내실을 다질 방침이다. BEF를 연계한 첫 사업장은 지난 4월 18일 개소한 나라On 상생일터 6호점이다.
그동안 방치된 옛 문현파출소(남구)를 리모델링해 발달장애인 및 결혼이민자의 건강 증진과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부산의 사회적기업인 바이탈필과 협업해 발달장애인 특화 필라테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다문화 이주 여성을 대상으로 필라테스 전문지도사 양성 교육 과정을 제공해 취업·창업을 지원한다.
권 사장은 “캠코가 추진한 나라On 시니어 일터는 장기간 도심에 방치돼 온 폐파출소를 어르신의 새 일터로 탈바꿈시킨 혁신적인 국유재산 활용 사례”라며 “캠코는 더 많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폐파출소 등을 활용한 나라On 사업장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캠코는 1997년부터 국유 일반재산을 전담 관리했으며, 연간 2조원 이상을 국고에 납입하는 등 국가재정 건전성 향상에도 기여 중이다. 또 유휴 국유재산의 활용도와 가치를 높이기 위해 도시숲 조성, 영화·드라마 촬영지, 나라On 시니어일터 등 캠코만의 혁신적인 국유재산 활용으로 국민의 편익 향상과 사회적 가치 구현에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