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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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차 및 부품 관세 여파로 글로벌 완성차들이 실적 전망치를 아예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볼보, 메르세데스 벤츠 등 완성차가 줄줄이 올해 실적 가이던스(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거나 철회했다.

포드는 1분기 실적이 월가의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올해 25억 달러의 비용이 예상된다면서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철회한다고 지난 5일 밝혔다. 관세가 없었다면 당초 예상대로 조정 이자 및 세전 수익(EBIT)이 70억~85억달러를 달성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포드는 해당 비용 중 10억 달러는 대응 조치와 물량·가격 조정 등을 통해 상쇄할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관세로 인한 비용이 15억 달러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수입 부품 비율이 높은 GM은 관세의 영향이 40억~50억달러 수준이라고 추정했다. 이에 GM은 올해 EBIT 전망치를 137억~157억달러에서 100억~125억달러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다. 스웨덴 볼보자동차도 관세를 이유로 올해와 내년 가이던스를 모두 철회했다.

고급 브랜드도 관세 영향권을 피해 가진 못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직간접 영향의 변동 폭이 너무 커 올해 남은 기간 신뢰할 만한 사업 전망을 평가하기 어렵다"며 전망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이탈리아 슈퍼카 페라리는 1분기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도 올해 EBIT 전망치가 0.5%포인트가량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일부 완성차 브랜드는 실적 가이던스는 유지하면서도 생산 물량을 조정하고 있다. 일본 마쓰다는 미국 앨라배마주 공장에서 캐나다 수출분인 CX-50의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미국에서 만드는 제품을 최대한 미국에서 팔고 다른 나라엔 수출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자동차 역시 최근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멕시코 기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현지 최고 인기 모델 투싼을 앨라배마 공장(HMMA)에서 만들고, 캐나다로 수출하는 차종을 멕시코로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신정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