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철강 수입 줄자 글로벌 원자재 시장 ‘흔들’  [원자재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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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의 철강 수입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관련 원자재인 철광석, 원료탄, 철스크랩 등의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미국 철강재 총수입량은 약 226만 톤으로 전년 동월 대비 0.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완제품 철강 수입은 9.2% 줄었다.

미국 철강 수입 감소 요인은 복합적이다. 높은 금리 수준과 경기 둔화로 미국 내 철강 수요가 약세를 보였다. 올해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의 철강 수요는 주택 건설 부진과 제조업 둔화로 약 2%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철강협회도 올해 전 세계 철강 수요가 0.9% 감소하고 2025년에 1.2% 소폭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글로벌 무역 정책도 수입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은 2018년에 도입한 철강 25% 관세를 유지하거나 일부 국가에 대해 높이려고 한다.

가격 메리트도 감소했다. 2022~2023년에 글로벌 철강 가격이 하락이 안정되면서 수입재의 가격 메리트가 이전보다 줄었다. 미국 내 철강 가격은 관세에도 불구하고 한때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지만 2023년 이후 국내외 가격 격차가 축소됐다.

미국의 철강 수입 감소는 글로벌 철강 및 원자재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이 수입을 줄인 완제품
분야(판재류 등)가 글로벌 공급과잉 심화할 수 있다. 미국 시장에 들어오지 못한 물량이 유럽, 동남아 등 다른 시장으로 유입되면 해당 지역의 철강 공급이 늘어나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철스크랩(scap) 시장에서는 최근 미국 동향의 영향이 조금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세계 최대 철스크랩 공급국 중 하나다. 내수 및 수출 모두 중요하다. 최근 미국의 철강 내수 생산이 증가(수입 대체)해 국내 철스크랩 수요가 늘어 수출 가능 물량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이는 세계 최대 스크랩 수입국인 튀르키예 등지의 조달 비용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
tradingeconomics.com/commodity/ste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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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료탄(석탄)에선 미국의 수입 감소가 직접적인 영향은 적다. 다만 간접적 수요 변화는 있다. 미국이 수입 철강을 줄이고 국내 조강 생산을 늘린다면 보통 전기로(scrap) 비중이 높기 때문에 철광석이나 원료탄 소비는 크게 늘지 않는다. 오히려 수입재 생산에 투입되었을 철광석·석탄이 다른 지역에서 덜 쓰이게 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원자재별로 보면 2021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철광석 가격은 안정세를 찾아 2023년~2024년에 비교적 안정적인 범위(톤당 90~130달러)를 유지했다. 올해 들어서는 중국 감산 가능성과 글로벌 공급과잉 우려로 다시 약세를 보인다.

원료탄(제강용 석탄)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과 호주 홍수 등의 영향으로 톤당 $500까지 급등했다. 이후 공급 회복과 수요 둔화로 지난해 200달러대 중반까지 하락했다. 올해 3~4월 호주 프리미엄 하드 원
료탄 FOB 가격은 톤당 180~220달러 수준으로 연초 대비 소폭 떨어졌다. 중국 내수 공급 증가와 글로벌 수요 둔화 영향이다.

철스크랩 가격은 지역별 수급과 에너지 비용 등의 영향을 크게 받아왔다. 2022년 러시아 제재로 튀르키예의 선철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고철 수요가 급증했다. 튀르키예 수입 기준으로 톤당 500달러 이상 상승했다. 올해 초 글로벌 스크랩 시장은 미국·유럽의 강세와 중국의 약세가 혼재했다. 2월 들어 미국과 유럽의 한파로 스크랩 공급이 줄고 튀르키예 재건 수요 기대가 커지며 가격이 반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