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율 인하폭이 예상보다 컸습니다. 공장 문을 다시 열고 쉬고 있던 직원들을 부르고 있습니다.”

중국 허베이성 스자좡에서 원단부터 봉제까지 의류 사업을 하는 중국인 기업가 천모씨는 1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주변 업체도 미국으로의 수출을 준비하느라 바빠졌다”며 이렇게 말했다.

장난감을 제조하는 한 공장 관계자 역시 “미국 고객에게 발송을 중단한 제품을 다시 보낼 채비를 하고 있다”며 “미국 세관의 공식 통지를 기다리고 있는데 일단 창고에 재고가 많아 바로 수출을 재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미국과 중국이 전날 90일간 상호관세를 각각 115%포인트 낮추기로 하자마자 미국 고객들에게서 끊겼던 연락이 다시 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처뿐인 관세 전쟁이지만 단호하고 강하게 버틴 중국의 승리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고 했다.

다만 미·중 관세협상에도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가 30%에 달하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전에 부과되던 평균 10% 안팎 관세까지 더하면 실효관세가 평균 40%대로 높아지는 건 여전히 부담이다. 관세가 여전히 미국과의 무역을 늘리는 데 ‘허들’이라고 느끼는 이가 많다는 것이다. 중국과 거래해온 미국 측 수입업자 사이에서도 관세가 인하된 90일간의 휴전 기간 재고를 충분히 쌓아두려는 수요가 많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중국 제조업체도 이번 관세 협상이 관세 전쟁의 끝이 아니라고 보는 분위기다. 미국과의 관세 전쟁이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불안이 팽배하다. 수출업체가 몰려 있는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서 산모용품과 유아용 장난감을 생산하는 싱가오문화의 책임자 장펑은 중국 매체 차이신에 “더는 예전처럼 미국에 대량으로 제품을 비축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시장은 여전히 불안정하기 때문에 다양한 수출 시장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중국상공회의소 발표에 따르면 미국에서 사업을 하는 중국 업체의 절반가량이 불확실한 관세정책 탓에 투자처를 다른 곳으로 돌릴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