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열린 칸영화제에 참석한 벨라 하디드 /사진=AP
2021년 열린 칸영화제에 참석한 벨라 하디드 /사진=AP
제78회 칸 국제영화제(칸영화제)가 13일(현지시간) 개막한 가운데 레드카펫 행사에서 '누드'를 금지한다는 새 방침이 공개됐다.

칸 영화제 측은 개막 전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레드카펫 드레스코드를 개정한다고 밝혔다. 영화제 측은 게시판을 통해 "레드 카펫에서 누드는 금지된다"며 "품위 유지를 위한 조치"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올해 칸 영화제부터 레드카펫과 영화제 전 구역에서 완전한 누드나 시스루 형태의 의상이 전면 금지된다. 또 관객의 동선을 방해하고 좌석 배치를 복잡하게 만드는 긴 옷자락이나 볼륨이 과한 드레스도 제한된다.

AP통신은 "'상의 미착용 시 출입 불가' 같은 규정은 칸 영화제뿐만 아니라 기본예절에 가깝지만, 그래미 시상식에서 비앙카 센소리가 착용한 시스루 누드 드레스 등 과감한 노출 의상이 잇따라 주목받으면서, 칸 영화제의 이런 결정이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화제 측은 "이번 조치는 새로운 제한을 만든 것이 아니라, 그동안 암묵적으로 적용돼 왔던 원칙을 공식적으로 명문화한 것"이라며 "의상 전반을 통제하려는 것이 아니라, 프랑스 법률과 영화제의 제도적 기준에 따라 전면적인 나체를 금지한 것"이라고 밝혔다.

칸 영화제는 전통적으로 엄격한 복장 규율로 유명하다.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리는 저녁 상영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롱 드레스, 턱시도, 어두운색의 슈트와 구두와 샌들만 착용할 수 있다. 백팩 등 큰 가방도 금지돼 있다. 다만 이외 모든 상영에서는 단정한 복장이면 출입이 가능하다.

앞서 벨라 하디드, 켄달 제너 등 세계적인 셀러브리티들이 영화제 레드카펫에서 상반신이 비치는 시스루 드레스를 착용해 이목을 끄는 동시에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또 부피감 있는 드레스를 선택한 유명인들이 다른 참석자들의 동선을 방해하거나 시야를 가리는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누드'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제시되지 않은 가운데, 일각에서는 패션을 통한 자기표현의 자유를 칸 영화제 측이 과도하게 억제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제 현장에서 이러한 복장 규제가 어느 수준까지 엄격히 적용될지 여부에 업계와 관객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편, 칸 영화제는 2018년부터 '셀카 금지' 규정도 시행 중이다. 당시 영화제 디렉터 티에리 프레모는 셀카를 "우스꽝스럽다"고 평가했지만, 톱스타들이 대극 계단에서 종종 몰래 사진을 찍는 모습은 여전히 포착되고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