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 국채 보유 순위에서 영국에 밀려 3위로 떨어졌다. 2019년 일본에 1위 자리를 내준 지 6년 만에 영국에 2위 자리까지 내준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의 국채 보유 축소를 미국 경제에 대한 ‘경고음’으로 해석하고 있다.

18일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외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총 9조495억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그러나 중국의 보유액은 7654억달러로 전월보다 189억달러 줄었다. 1~2월 증가세를 기록하다가 3월 감소세로 전환했다. 이로써 중국은 3위로 밀려났으며, 영국(7793억달러)이 2위로 올라섰다. 1위는 일본으로 1조1308억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1258억달러로 18위였다.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2013년 11월 1조3160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 꾸준히 감소했다. 2017년 말 1조1840억달러에서 2018년 말 1조1240억달러로 줄었고, 2022년 말에는 8670억달러로 떨어졌다. 2023년 말에는 8160억달러로 감소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 감소가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이은 또 다른 경고음이라고 분석했다. 알리시아 가르시아 에레로 나티시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느리지만 꾸준히 미국 국채를 매각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에 대한 경고 신호”라며 “이런 경고는 수년 전부터 있었으며 미국은 진작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번 통계가 미·중 관세 전쟁이 본격화하기 전인 3월 말 기준 수치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브래드 세터 미국외교협회(CFR) 수석연구원은 “중국은 미국 채권 포트폴리오의 만기를 단축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며 “지난 6주간 중국의 비축량에 변화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미국 국채를 미·중 무역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중국의 미 국채 보유 규모가 정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FT는 “중국이 제3자 수탁기관을 통해 미국 자산을 보유하는 비중을 늘려 실제 보유 자산 규모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영국의 미 국채 보유가 증가한 것도 영국 정부가 미 국채를 직접 사들인 게 아니라 런던에 본부를 둔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미 국채 보유를 늘렸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이혜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