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삼성전자 바짝 추격 중…올해 46% 뛴 유망주 [조아라의 차이나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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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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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개미(중국 및 홍콩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중국 반도체 주식을 최근 집중 매수하고 있다. 최근 중국 반도체 자립 속도가 빨라지자 유망 종목을 저가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전·TSMC보다 더 오른 SMIC

주가 그래프. 그래프=구글 캡처
주가 그래프. 그래프=구글 캡처
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이달(5월1일~16일) 홍콩 증시에서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중신궈지)를 가장 많이샀다. 이들은 총 924만7507달러(약 12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중국 인기 주식인 알리바바(836만7604달러)와 팝마트(534만2869달러)보다 더 많이 담았다.

전날 홍콩 증시에서 SMIC는 42.45홍콩달러에 마감했다. 올 들어 주가 상승률은 46.38%에 달한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TSMC가 올해 7.61%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주가 흐름이다. 중국 다른 파운드리 업체인 화홍반도체도 올해 7.06%, 세계 2위 삼성전자도 4.49% 상승하는 데 그쳤다. 2000년 설립된 이 회사는 중국 최초의 파운드리 기업이자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3위(지난해 4분기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SMIC는 '반도체 아버지'로 통하는 장루징 회장이 설립했다. 대만국립대에서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전기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1977년 미국 반도체 업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에 입사하며 반도체 업계에 몸을 담았다. 대만, 이탈리아, 일본, 싱가폴 등 세계 각국에 반도체 공장을 구축하며 운영 노하우를 쌓았다. 이후 그는 중국으로 귀국해 SMIC를 설립, 중국 정부로부터 세제 혜택 등 전폭적인 지원으로 회사를 키우게 된다.

SMIC는 2014년 28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개발에 성공했다. 2018년부터 14나노 이하 공정에 필요한 심자외선(DUV) 장비를 구입하는 등 꾸준히 첨단 공정 개발에 나섰다. 2023년 세계를 깜짝 놀라게한 화웨이의 5G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에 장착된 칩 역시 이 회사가 만들었다. 당시 칩이 7나노미터 공정에서 생산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이 반도체 굴기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1분기 양호한 실적 '목표가↑'

SMIC 상하이 사옥. 사진=SMIC 홈페이지.
SMIC 상하이 사옥. 사진=SMIC 홈페이지.
미국의 강력한 대중 반도체 기술 제재에도 불구하고 SMIC는 최근 양호한 실적을 냈다. 지난 8일 SMIC가 공개한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억8800만달러(약 2600억원)로 전년 대비 161.9% 증가했다. 매출은 같은 기간 대비 28.4% 증가한 22억달러(약 3조580억원)를 기록했다. 중국 내수용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실적 개선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1분기 8인치 웨이퍼 판매량은 약 229만개로 전월 대비 15.1% 증가했다. 웨이퍼 매출 비중 역시 지난해 4분기 19.4%에서 올해 1분기 21.9%로 늘었다. 중국의 경기 부양책으로 스마트폰, PC 등 전자제품 내수 수요가 증가하면서 주문량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자오하이쥔 SMIC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에서 “공장 생산성 변동으로 평균 판매 단가가 하락하면서 수익이 당초 실적 전망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관세 상승에 대비해 일시적으로 미국발 주문이 증가하긴 했지만, 회사 전체 실적에 대한 영향은 미미했다”면서 “2분기 실적 전망은 불확실성이 커 4∼6%의 매출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관세가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1%도 안 되는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SMIC는 올해 75억달러(약 10조원)를 투자해 첨단 공정 개발과 신흥시장 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향후 자동차용 제품 매출을 늘리겠다고도 밝혔다.

해외 증권가는 최근 SMIC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 조정하고 있다. UBS는 이달 SMIC에 대해 향후 파운드리 부문의 경쟁 환경이 나아질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매도'에서 '중립'으로 올리고 목표주가를 14홍콩달러에서 43홍콩달러로 상향했다. 이달 노무라증권 역시 기대 이상의 반도체 수요와 실적 개선세를 감안해 SMIC의 목표주가를 18.4홍콩달러에서 42.5홍콩달러로 대폭 높였다.

조아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