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야 뷔페야" 개점 한달 만에 전국 1위 찍은 마트의 비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1993년 이마트 창동점으로 시작한 한국 1세대 마트는 편리한 쇼핑환경과 저렴한 가격 등을 내세워 유통의 중심이 됐다. 사람들은 마트를 통해 편리성을 누렸고, 마트라는 공간은 좀 더 저렴한 물건을 살 수 있는 공간으로서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인터넷 쇼핑이 보편화하면서 마트가 주는 공간적 편리성은 인터넷으로 대체됐다. 또 가격적인 혜택도 인터넷보다 줄었다. 결국 마트가 줄 수 있는 공간적 경험의 폭은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마트를 가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갈수록 줄어들었단 얘기다.
2010년대 들어서 마트들은 이 같은 '경험적 공간으로서의 마트'에 집중하고자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고급 식료품 전문 마트인 'PK마켓'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큰 호응을 얻지 못하면서 사업은 철수됐다.
오프라인 마트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지난달 16일 개점 후 한 달도 안 돼 평당 매출 전국 1위를 찍은 롯데마트 천호점이 마트의 생존 방식 중 한가지 길을 보여줬다. 해당 매장은 도심형 실속 장보기 매장을 콘셉트로, 철저한 상권 분석을 통해 차별화된 먹거리 콘텐츠 중심의 공간적 경험을 선사했다.

영업 면적은 1374평으로 일반 대형마트 규모의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매장의 80%를 식료품 매장으로 채웠다. 30대와 1인 가구 비율이 높은 근접 상권에 맞춰 즉석 조리 식품과 간편식 상품군을 특화 매장으로 채웠다. 매장 입구부터 27미터(m) 길이로 자리잡은 ‘롱 델리 로드’에는 일반 매장보다 50% 더 많은 즉석조리 상품을 갖췄다. 찾는 사람들로 하여금 눈으로 코로 느낄 수 있는 자극이 많단 얘기다.
천호점의 즉석 조리 식품 매출 구성비는 전 점 평균을 크게 상회한다. '요리하다 월드뷔페'에서는 일식, 중식, 양식을 비롯해 아시안 음식을 아우르는 약 60여개 상품을 3000~4000원대에 판매한다.

지난달 16일 오픈 이후 지난 5일까지 3주간 천호점의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의 경우 롯데마트의 2000평대 미만 28개점의 평균 매출보다 70% 이상 높았다. 방문객은 60% 이상 많았다. 해당 기간동안 롯데마트 111개점 중 평당 매출 1위를 기록했다.
고윤상 기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