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부터 작년까지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 중 상당액이 한국 기업들의 미국 현지투자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 효과로 한국은 현지에서 2만개가 넘는 일자리를 만들어내며 미국 내 고용창출 국가 1위로 올라섰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정부가 '관세전쟁'을 촉발한 와중에 한국 기업들의 현지 고용창출 성과가 향후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2일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무역협회와 한국수출입은행 자료를 분석한 결과 트럼프 1기 시절인 2017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은 미국 현지에 연평균 143억8000만달러(약 21조원) 규모로 투자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연평균 대미 무역흑자가 149억5000만달러(21조7000억원)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역흑자의 96.2%를 현지에 다시 투자한 셈이다.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집권한 2021년부터 작년까지도 무역흑자의 71% 이상이 현지투자에 활용됐다. 이 기간 연평균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연 376억9000만달러, 직접투자는 이중 71.4%에 달하는 269억2000달러였다.
韓 대미 무역흑자 84% '美 현지재투자', 고용창출 1위…'관세예외' 협상카드 삼아야
韓 대미 무역흑자 84% '美 현지재투자', 고용창출 1위…'관세예외' 협상카드 삼아야
대미 직접투자는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했다. 미국 비영리단체인 리쇼어링 이니셔티브에 따르면 2023년 미국에서 외국인투자로 생겨난 일자리 28만개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건 한국이었다. 한국은 2만360개 일자리를 창출하며 중국(1만8440개·2위) 일본(1만8192개·3위) 독일(1만6174개·4위) 영국(1만4739개·5위) 등을 앞섰다. 상위 10개국 평균이 1만1000개인 점을 고려하면 한국 기업들이 만들어낸 현지 일자리는 나머지 나라 평균치보다 83.5% 높은 수준이었다.
대미 직접투자에 따른 고용창출 성과를 우리 정부가 향후 대미 협상카드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안도걸 의원은 "트럼프 정부 관세정책의 목적은 미국 무역적자 축소와 자국 산업의 부활에 있다"며 "한국이 대미 무역수지 상당 부분을 미국 현지투자로 환원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의도한 목표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 관세 부과 예외를 주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