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ESG 정보 공시 Q&A 19회

Q. ESG 공시는 여전히 중요합니다. 실제 기관투자자는 ESG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나요?

한국에서는 2024년 5월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공개 초안이 발표된 이후 올해부터 본격적인 적용을 위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의 파리기후변화협약 재탈퇴 등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요 기업이 공시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있지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확대의 방향성 자체는 변함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ESG 정보는 기업의 잠재적 위험과 기회 요인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실제 실무에서 ESG 정보를 어떻게 참고하고 활용하는지 파악하면 ESG 정보 공시에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3가지로 요약하면, 첫째 ESG 정보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태 변화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건설업에서 산업재해율 지표는 기업의 원가율 변화를 예측하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산업재해율이 높은 건설사는 높은 안전관리 비용, 공사 지연에 따른 손실, 하자보수 충당부채 등의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원가율 회복을 어렵게 만들고, 기업가치 평가 시 할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둘째, 기업의 유틸리티 비용을 추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ESG 정보공개를 통해 많은 기업이 스코프 2(간접배출량)를 공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투자자는 배출량 증가에 따른 유틸리티 비용의 민감도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에너지 전환이 지속되는 가운데 산업 평균 대비 높은 에너지 효율성을 지닌 기업은 중장기 지속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줄 수 있습니다. 국내 상장사의 스코프 2에 따른 유틸리티 비용은 평균 4억1000만 원/tonCO2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매출액 대비 유틸리티 비용 민감도가 높은 산업은 금속, 반도체, 전기전자부품, 화학 등 소재 산업입니다.

셋째, 내부 탄소가격을 통해 기업의 잠재적 탄소비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내부 탄소가격은 기업이 내부적으로 판단하는 탄소배출권의 잠재 가격 기준을 의미합니다. 미래 탄소가격 추정치를 기준으로 고탄소 설비 도입을 계획했다면 오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자는 기업이 공시한 내부 탄소가격을 기준으로 과대 혹은 과소 계상 여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SK이노베이션, LG화학, 삼성전기, KT, SK텔레콤 등이 내부 탄소가격을 공시하고 있으며, 이는 투자자에게 잠재적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투자자들은 ESG 정보를 활용해 기업의 재무적 변화와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평가하고자 합니다. 특히 ESG 정보는 재무 상태 변화의 선행지표, 유틸리티 비용 추정, 탄소비용 평가 기준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됩니다. 기업이 ESG 공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보다 투명하게 데이터를 공개하기를 기대합니다.

김동욱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리서치센터 ESG팀 매니저
김동욱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리서치센터 ESG팀 매니저. 사진=본인 제공
김동욱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리서치센터 ESG팀 매니저. 사진=본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