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ESG] 러닝 - 플라스틱 제로, 그린 비즈니스 ① - 매일유업
매일유업이 플라스틱 포장재 절감을 위해 출시한 ‘마이 카페라떼 그린 패키지’ 3종. 사진=매일유업
매일유업이 플라스틱 포장재 절감을 위해 출시한 ‘마이 카페라떼 그린 패키지’ 3종. 사진=매일유업
매일유업이 컵커피 제품의 플라스틱 뚜껑과 빨대를 제거하고 PET병 커피 제품에 무라벨 용기를 도입하는 등 방식으로 친환경 소비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추진이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데 기여한 셈이다.

음료업계에 따르면 플라스틱 뚜껑과 빨대를 제거한 새로운 유형의 매일유업 ‘마이카페라떼 컴포리드(흘림방지 이중리드)’는 2023년 11월 출시 이후 소비자로부터 환경을 고려한 포장이라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제품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동시에 음용 편의성과 친환경성을 모두 확보했다는 점에서 특히 MZ세대의 주목을 받고 있다.

컴포리드는 알루미늄 및 재활용 가능한 합성수지 소재를 적용해 재활용성을 높인 제품이다. 빨대 없이도 음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소비자들이 환경보호에 동참하면서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한 설계다. ‘빨대 없는 커피컵’은 친환경 기업 이미지를 강화하는 역할도 한다.

PACT와 함께 플라스틱 25% 감축

컴포리드 개발은 ESG 경영전략의 일환이다. 매일유업은 플라스틱 사용량을 2030년까지 2021년 기준 1만 톤을 순차적으로 줄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컴포리드 같은 친환경 제품 개발이 필수적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자원순환을 고려한 제품 개발이 필수다”라고 설명했다.

매일유업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21년 세계자연기금(WWF)이 주도하는 PACT(Plastic ACTion) 이니셔티브에 가입했다. PACT는 글로벌 기업의 플라스틱 사용 감축 사례와 전략을 공유하는 국제 이니셔티브다.

구체적으로 매일유업은 PACT 활동을 통해 3R(감축, 재사용, 대체) 원칙을 적용함으로써 플라스틱 사용을 체계적으로 줄이고 있다. 제품 용기 경량화, 재생 소재 활용, 무라벨 제품 도입 확대 등이 이에 해당한다. 컴포리드 외에도 발효유 용기 소재를 기존 PP에서 종이로 전환해 2023년 기준 연간 80톤의 플라스틱 사용을 줄였다. 종이 용기는 기존 플라스틱 대비 가볍지만 견고성이 뛰어나 소비자에게 보다 친환경적 선택지를 제공한다.

그 결과 2024년까지 2020년 기준 누적 4500톤의 플라스틱 사용을 줄였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PACT 참여는 단순한 환경보호 프로젝트가 아니라, 회사의 핵심 경쟁력과 미래지향적 비전을 강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그뿐 아니라 매일유업은 2023년 유음료업계 최초로 우유용기인 PET병에 기계적 재활용 PET(r-PET)를 10% 도입해 자원 순환 체계를 강화했다. 이를 통해 신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여 2024년 기준 연간 40톤의 플라스틱 사용을 감축했다. 멸균팩 수거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소재 바꾸고 경량화...비용 증가 최대 난관

매일유업의 플라스틱 감축 성과는 신기술 도입뿐 아니라, 조직 내 협업을 통해 이루어졌다. 초기에는 플라스틱 경량화 설계와 재활용 소재 도입 과정에서 내부 반대와 기술적 어려움이 따르기도 했다. 이미 경쟁사 대비 최저 수준의 무게를 유지하던 플라스틱 용기를 추가로 경량화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기존 생산 시스템 변경과 이에 따른 비용 증가로 인해 사내의 반대도 극복해야 했다.

생산 시스템을 변경하려면 설비를 모두 멈추고 금형 등 생산설비를 교체해야 한다. 시운전 과정에서 사용한 음료는 전량 폐기하고, 일부 설비는 협력사와 협업 후 교체해야 한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플라스틱 감축 과정에서 일부 설비 라인을 교체하는 데만 수억 원의 비용이 소요되었다. 유음료 제품을 담기에 가장 경제적인 소재가 플라스틱이지만, 이를 대체할 신소재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 부담이 발생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바리스타 룰스 무라벨 PET, 발효유 용기, 카페라떼 컴포리드 등 제품을 경량화할 수 있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플라스틱 감축은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전략임을 조직 전체가 공유한 덕분”이라며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와 이를 전 직원이 환경과 지속 가능성의 중요성에 공감하며 함께 노력한 결과 지금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전했다.

매일유업은 현재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2030년까지 추가 투자를 통해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을 추가적으로 감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무라벨 제품 확대, 재생 소재 사용 증대, 새로운 포장 기술 도입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매일유업 관계자에 따르면 자체 조사 결과 MZ세대로부터 카페 라떼 컴포리드 적용 제품에 대한 집중적 관심과 응원을 받았고, 그 덕분에 친환경 활동이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끝으로 매일유업은 정부의 순환경제 정책과 발맞춰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동시에 환경과 비즈니스가 공존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포장 솔루션을 제시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러한 노력은 단순한 목표 달성을 넘어 기업과 소비자가 함께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플라스틱 국제협약은 기업에 플라스틱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주기에 걸친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비즈니스를 키우는 동시에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한경ESG〉는 한국 WWF와 함께 국내 주요 기업의 플라스틱 사용 감축 사례를 연속 기사화할 예정이다.

WWF는 사람과 자연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미래를 위해 설립된 비정부기구로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 자연 보전 기관이다. PACT 이니셔티브는 2019년 싱가포르에서 처음 시작되었으며, 국내에서는 2021년 공식 출범했다. 현재 매일유업,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등을 포함한 14개 기업이 PACT 이니셔티브에 동참해 각자 비즈니스모델에서 플라스틱 사용량 감축과 순환경제 실현을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