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입차 시장 ‘톱5’ 리스트가 크게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BMW가 매출 기준으로 메르세데스벤츠를 제치고 10년 만에 처음 왕좌에 올랐고, 테슬라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을 딛고 사상 처음 3위에 등극했다.
BMW, 10년 만에 벤츠 매출 추월…수입차 지각변동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BMW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5조9918억원으로 벤츠코리아(5조6882억원)를 꺾고 수입차 1위를 차지했다. BMW가 국내에서 벤츠 매출을 넘어선 건 2014년 이후 처음이다. 다만 영업이익은 벤츠가 1575억원으로 BMW(1363억원)를 웃돌았다. BMW와 벤츠는 매년 판매 대수 1위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지만, 매출로 따지면 차값이 비싼 벤츠가 항상 앞섰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 이후 벤츠가 큰 폭 할인한 데다 S클래스 판매량이 감소하며 2위로 밀렸다.

3위는 폭스바겐그룹코리아를 제치고 테슬라코리아가 차지했다. 테슬라 매출은 1조6975억원으로 전년 대비 48.4% 늘었고, 영업이익은 259억원으로 51.2% 증가했다. 테슬라는 2021년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이후 4년 연속 ‘매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일각에선 “수입차 시장이 ‘BMW·벤츠·테슬라’ 3강 구도로 재편될 것”이란 말이 나온다.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Y(1만8717대)는 지난해 단일 모델로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가 됐다.

4위는 매출 1조3127억원을 올린 포르쉐코리아다. ‘강남 싼타페’로 불리는 카이엔의 인기 덕분이다. 다만 내수 부진으로 매출은 전년보다 14.5% 꺾였다. 포르쉐는 지난해 판매량(8284대)으로 따지면 7위에 그쳤지만 차값이 비싸 매출 기준 순위는 더 높다.

폭스바겐그룹 매출은 지난해 1조1193억원으로 전년(1조9439억원)보다 42.4% 감소하며 5위로 밀렸다. 볼보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1조10억원)보다 12.8% 줄어든 8726억원에 그쳐 1조 클럽에서 탈락했다. 도요타코리아는 회계연도가 달라 아직 실적이 나오지 않았다.

기부금은 벤츠코리아가 68억104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전기차 화재로 피해를 본 입주민에게 지원금 45억원을 지급한 걸 제외해도 가장 많다. 포르쉐코리아(18억원), BMW그룹코리아(13억419만원), 폭스바겐그룹코리아(11억5446만원)가 뒤를 이었다. 테슬라코리아는 2019년 감사보고서 공개 이후 지난해까지 한 번도 기부금을 내지 않았다.

신정은 기자 [email protected]